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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들이여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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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스피드웨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3건 조회 1,529회 작성일 09-01-07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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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졸지에 남편 버린 여자가 돼 버렸습니다.
 
 
퇴원하시는 시어머님을 집으로 모셔 오기 위해 남편과 함께 어제 저녁 서울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중부 고속도로를 이용해 동서울로 가는 길. 괴산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남편과 운전 교대를 했습니다.
근데 남편이 화장실을 간다며 차키를 제게 주는 겁니다. 차키를 받아 들때만 해도 남편에게 했던 말이 있죠.

"여보~~~옹, 올 때 쥐포랑 커피 사와. 알았지?"

그런데 차에 올라 탄 저는 시동 걸고 그냥 출발. 문제는 남편을 두고 온 걸 전화올 때까지도 몰랐다는 거죠.
뭐 굳이 핑계를 대자면 근래 장거리를 혼자 다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거기다가 나이 50을 바라보는 남편이 야유회 가서 그 놈의 보드 탄다고 눈밭을 뒹굴어 온몸이 멀쩡할리가 없으니 거의 운전대를 혼자 잡다시피 했습니다.
또 차 문닫고 바로바로 출발을 했던 것이 버릇 아닌 버릇으로 자리를 잡았던 것이죠. 뭐 암만 핑계를 대 봐야 남편 버린 마누라가 뭔 할말이 있겠습니까.

남편도 그렇습니다. 없으면 바로 전화나 하지. 평소 잘하던 장난으로 생각하고 그 넓은 휴게소 주차장을 죄다 걸었다지 뭡니까.
우리 순진한 남편은 날도 추운데 몸에 땀이 나도록 야밤에 눈에 불을 키고 찾다 찾다 없으니 그때야 제게 전화를 한 겁니다.

열심히 음악을 틀어 놓고 달리니 핸드폰 벨소리가 들릴리 없었죠. 한참 뒤 그 벨소리를 교통방송 듣고자 라디오로 돌리면서 들었습니다.
발신자가 남편인 걸 확인하고 전 아무 생각없이 "이 남자가 운전 중인거 알텐데 왜 전화야?" 그러면서 투덜댔습니다.

"여보세요?"

"너 어디야?"

"나? 서울 가는 길이지."

이때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어이가 없더랍니다. 순간 말문 막힌 남편에게 전 당당히 말했죠.

"아~ 왜? 용건만 말해. 달리는 중이야."

"너 뭐 빠트린 거 없냐?"

"없는데?"

"참나. 당신 남편이 괴산 휴게소에 있거든?"

"어머나..."

순간 일방적으로 전화 끊고 갓길에 비상등 키고 정차를 한 후에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 어쩌지?"

"어쩌긴? 차 돌려 와"

"아우~ 어디서 돌려? 다음 휴게소가 거리가 얼마 안되는데... 여보~ 그러지 말고 고속버스 안 보여? 기사 아저씨한데 잘 말해봐.
그리고 휴게소 입구에 좀 세워 달라고 하면 안될까? 아니면 혹시 서울 넘버 보이면 음료수라도 사 주고 부탁을..."

여기까지 말하자 남편 버럭 합니다.

"그냥 차 돌려와! 어떻게 위험하게 휴게소 입구에 차를 세워 달래? 당신 같으면 그렇게 하겠어?"

그때 누군가가 남편에게 말합니다.

"차를 놓치셨나봐요?"

남편이 말합니다.

"아...그게...제 와이프가 건망증이 심해서 저를..."라고 말하자 그 남자분 웃음소리가 제 전화기 너머로 들려 오는데 어찌나 부끄럽던지...
먼저 도착한 저는 기다리는 동안 그분을 위해(?) 물이랑 껌이랑 커피랑 오징어 등등을 샀고
그 분 덕분에 우리 부부가 극적인(?) 상봉을 할 수 있었다며 머리를 조아렸죠.
그분 웃으면서 딱 한말씀 하시대요. "남편은 절대 버리지 마세요. 하하하"

어쩌다가 남편을 버린 여자가 되어 버렸는지...흑흑...남편이 차에 타고서는 말합니다.

"이야~ 참 내 마누라 대단하다. 고속도로에서 싸우고 안 태우고 가는 경우는 들었는데
멀쩡한 남편을 건망증 때문에 태웠는지 안 태웠는지도 모르는 마누라를 두었으니...
그런 마누라 데리고 사는 내가 더 대단한거지? 앞으로는 조심해라~"

"아무렴 대단하지. 그러게 평소에 잘하지. 맨날 혼자 다니고 혼자 운전하니 몸에 배여서 그렇잖아. 이건 건망증이 아니고 습관이야. 당신 잘못이야."

남편 아무 말 안하고 그냥 의자 뒤로 젖히고는 눈 감아 버립니다.

오늘의 교훈:마누라 피곤하게 하면 고속도로에 버려질 수 있다.
 
 
*이 글은 블로그 플러스(blogplus.joins.com)에 올라온 블로그 글을 제작자 동의 하에 기사화 한 것입니다.

댓글목록

Young Flower님의 댓글

no_profile Young Flow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러시아에서는 남편이 휴게소에서 마눌을 태우지 않고 갔다가 이혼당했다고 하던데...

이사 갈 때만 조심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휴게소에서도 조심해야겠군요.  ㅎㅎㅎ

청포도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청포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9년 새해는 어느 분이던 조심혀야 합니다
09년도 정말로 조심혀야 합니다~~~이건 액땜이 아니라구요.....

통통배님의 댓글

no_profile 통통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ㅋㅋ
읽으면서 웃었지만~~
남의 일 같지 않음~~
이 정도면 나랑 같은 중등도 인지장애 수준인듯~~~

그제는 출근하면서 현관문 안잠그고 나왔음~~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는걸 보고 놀란 2층 사는 친구의 전화 받고야
문 안잠그고 나온 줄 알았음~~
어짤꺼나~~

산반화님의 댓글

no_profile 산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놈의 응가가 웬수구먼.
발 동동 구러며 마눌찿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웃음이 나오네요.
얼매나 황당했을까..
그래도 우리 대한민국 아직은 살만하죠,선뜻 다음휴게소까정 태워주는걸 보면..

초이스님의 댓글

no_profile 초이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하하...
마누라를 피곤하게 하면...교훈을 잘 새겨둬야 겠습니다.^^

큰일이네~ 어젯밤에는 차안에서 히터 켜놓고 드러누워 코풍선 불고 있던디...

천화동인님의 댓글

no_profile 천화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디서 보니깐 남의 가족 차로 몰고 갔다가 자는 마누라 가슴 만져보고 남의 마누라인걸 알고 다시 돌아가느라 십껍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암튼 재미있네요

아낙네님의 댓글

no_profile 아낙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희 시누님은 조카와 딸들(학생 합이 넷)을 데리고 유럽 여행을 갔더랬지요. 공공 화장실 사용 후 큰딸을 놔두고 일행은 출발했다가 호텔가서야 알았답니다.
자기 큰 딸 두고 온걸... 아빠(고모부)도 모랐다는거!!!
다행이 영어를 잘해 혼자 호텔 찾아왔지만서도...
한국 돌아와 3년이 지나 대학생이 된 시누이님의 큰 딸. 불리할 때 마다 그때 얘기 꺼낸답니다.

뿌리님의 댓글

no_profile 뿌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을 해야나 말아야나....ㅜ.ㅜ

버림 받아 봤네요...
그 쓰라림.... 가슴에 죽죽 남아 있읍니다~
뭘 그리 잘못했다고 버림까지....
건망증 심해도 용서못해...

꼬옥 갚아주리라!!!
기둘리~~~

히어리님의 댓글

no_profile 히어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푸하하~~~~!  건망증 ~~  저도  점점심해지네요~~~  그래도 열심히 움직이면 예방 되겠지요~~~    덕분네 월요일부터 많이 웃었습니다...

다우리님의 댓글

no_profile 다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ㅎㅎㅎ 당사자인 남편은 그래도 양반이네요
내 같았음 난니났을낀데 ㅎㅎㅎㅎ
나도 조심해야겠네요.

향기남님의 댓글

no_profile 향기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 같았으면  마누라 병원에 데리고 갔을 겁니다. ^^  집중력이 좋으셔서 그런겁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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