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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으로 간 봄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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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옥가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2,915회 작성일 16-03-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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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향일암으로 간 봄 마중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춥고 긴 겨울이 지루하다. 꽃소식과 함께 전해오는

봄소식을 학수고대(鶴首苦待)해 보지만 입춘이 지나도 추위가 계속되니 답답하기까지 하다.

기다리다 못해 향일암(向日庵)으로 봄 마중을 따라 나섰다.

 

우리나라 4대 해수관음기도도량으로 꼽힌다는 향일암은 전남 여수시에

돌산도라는 섬(돌산읍)의 남쪽 끝에 있는 금오산(323m) 절벽에 있다.

울창한 동백나무와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산에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내려다보면서 붉다 못해 누런 황금덩어리 해님이 떠오르는 환상적인 일출광경을

바라볼 수 있다고 하여 향일암이라 했다고 한다.

동백나무는 눈보라의 겨울에도 싱싱하고 윤기 나는 푸른 잎으로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겨울의 끝자락 이른 봄에 탐스럽게 피어나는

붉은 꽃은 방긋 웃는 여인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아직은 만발하지는 안았어도 붉게 핀 동백꽃이 여기저기 보인다.

향일암 입구의 임포마을에는 수령이 5백년이나 된 동백나무가 살고 있을 정도로

향일암과 동백나무는 만고풍상(萬古風霜)을 같이 한 오랜 역사의 동반자이기도 하다.

 

등산로입구 마을의 도로상가에는 갓김치와 말린 홍합을 비롯한 이름도 모르는

여러 가지 해산물을 파는 아낙들이 먹어보라는 권고가 끝이 없다.

돌산도는 청정해역이고 갓김치로 유명한 지역이라는 것을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상가는 활기차다.

산 중턱쯤에서 먼저 도착한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야사모회원들을 만났다.

 

변산바람꽃이 자생하는 지역은 동북향의 산비탈인데 등산로 주변이다.

큰 나무보다는 덩굴성 잡목들이 많고 낙엽이 쌓인 나무들 사이의 여기저기에서

변산바람꽃이 눈에 들어온다. 무더기로 모여 있기도 하고 혼자 자태를 뽐내는 아이도 있다.

아직은 꽃이 활짝 핀 것보다는 부끄러운 듯 갸웃이 고개를 숙인 꽃봉오리가 더 많아 보인다.

가늘고 여린줄기 끝에 달린 꽃봉오리를 감싸고 있는 포엽()은 마치 실바람에도

추워서 떨고 있는 꽃봉오리를 손으로 살포시 감싸주는 아이손가락처럼 보여 귀엽기까지 하다.

 

유난히 커 보이는 변산바람꽃이 눈에 뜨인다. 꽃잎 같은 하얀 꽃받침 다섯 개가 활짝 피어 있다.

연록색의 암술과 보랏빛의 수술들이 모여 있고 그 주변에 록황색 꽃잎 10여개가 원을

그리며 꽃술들을 둘러쌓고 있다. 깔때기 같은 꽃잎 안에 꿀이 있는 것을 어떻게 알고

부지런한 꿀벌 한 마리가 꽃술을 더듬더니 꽃잎에서 꿀을 빨아 먹고 날아간다.

이름도 모르는 곤충이 또 날아와 꿀을 먹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꽃은 찾아온 곤충들에게 먹이를 주고 곤충들은 꽃가루를 옮겨주어

열매를 맺게 하는 신비스런 자연현상을 나는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추운 날씨라도 벌이 날라 올 것이라고 믿고 꽃을 피우는 꽃이나

향기를 따라 찾아가면 먹이가 있다고 믿는 벌들처럼 자연의 섭리나 오묘함을 느끼게 한다.

혹자는 이런 모습을 식물이 곤충이나 동을 고용한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자연의 순수함을 거스르는 인간의 각박한 사회생활에서 표출된 메마른 사고(思考)라는 생각을 해 본다.

 

향일암에서 금오산 넘어 북쪽에 있는 골짜기에서 가지복수초꽃과

노루귀꽃을 만날 수 있었고 독특한 향기를 피우는 길마가지나무꽃도 볼 수 있었다.

서남향의 가파른 골자기인데 돌 부스러기에 흙이 섞여 있는 무른 땅이고

낙엽이 쌓여서 미끄러워 산을 오르기가 무척 조심스러웠다.

서있는 나무를 잡고 한발 한발 오르다보니 하얀 털이 보송보송한

여린줄기위에 분홍색 노루귀꽃이 눈에 들어온다. 산을 조금 더 오르니

하얀 노루귀꽃 형제가 나란히 서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처럼 정겨운 모습도 보인다.

노루귀꽃은 언제보아도 가녀린 몸매에 깔끔하고 귀티가 난다.

 

눈 속에서 꽃을 피워서 봄의 전령사 역할을 한다는 가지복수초가

여기저기에 샛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 수십 포기의 가지복수초가 무리지어

황금색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은 장관 중의 장관이라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가지복수초의 잎은 깃털처럼 독특하고 검붉은 줄기와 가지 끝에서 꽃이 하나씩 핀다.

꽃은 지름이 3~5cm 정도이고 눈이 부실정도의 강한 황금색을 발사하며 꽃술도 노란색이다. ()

댓글목록

몽블랑님의 댓글

몽블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날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향일암에서 많은 꽃도 만나고 그리운 꽃님들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좀 있으면 동강할미꽃도 만날 시간이 다가오네요

설용화님의 댓글

설용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날의 기억이 새록 새록 정답습니다.^^

사이 사이에 사진을 넣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습니다.

요령이 조금 어렵다 하시면
저한테 전화 주시면 됩니다.^^
(사진이 크면 버벅거리니, 글 사이 사이에 넣을 사진을 줄여 놓고 전화 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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