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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 억새 태우기 축제 참가 보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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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8건 조회 1,856회 작성일 03-02-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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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억새에 불을 붙이기 직전의 화왕산 정상의 모습. 아래 사진은 불이 붙기 시작한지 약 3분이 지난 후의 모습. 창원 홈프러스 주차장에서 진례를 둘러 류성원님을 태운 진용님 차를 만나서 느긋하게 출발한 시간은 오전 10시 쯤이었다. 진용님 차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카니발인데 워낙에 많이 운행을 한 탓인지 아니면 차를 워낙에 잘 닦지 않은 탓인지 탈 때마다 매번 느끼지만  뒷자석은 승용석인지 짐칸인지 착각할 정도로 좀 지저분하였다. 매번 운전하느라 고생하고 기름값도 안 보태주는 처지에 이런 불평하면 다음엔 안 태워 줄지도 모르지만 이상하게 진용님 카니발 뒷자석은 타기만 하면 멀미를 했는데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언제나 쉬지 않고 떠들어 대는 아마불의 담화를 듣다 보니 어느새 영산 IC를 빠져나와 옥천 매표소에 도착하였다. 미리 와서 한시간 가까이 기다리고 있던 타잔님은 옷매무새가 평소에도 썩 산을 잘 타는 사람처럼 보이는 부군과 그리고 듬직하게 생긴 아들과 함께 식사도 않고 먼저 길을 떠나기로 하여 약간 서운하였지만, 종점주막에서 두부, 파전, 소고기국밥 등으로 배를 가득 채운 후, 카니발에 몸을 싣고 심명고개를 향하는 우리들은 오매불망 복수초를 오늘은 기어히 보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전의에 불타 있었기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월 대보름 날 쉽게 볼 수 없는 불구경에 대한 기대감과 오랜만에 산행다운 산행길에 대한 다짐 등으로 마음은 가볍게 흥분해 있었다. 가파른 심명 고개를 카니발을 타고 단숨에 넘어서 복수초 군락지 입구를 오르는 우리들의 발걸음은 다들 소풍가는 어린애들 마냥 가벼웠다. 시간 관계 상 전과 달리 이것 저것 별로 보지도 않고 거의 복수초 하나만을 맘 속에 그리며 가파른 언덕길도 즐거히 오를 수 있었다. 드디어 군락지에 당도한 시각은 어느덧 3시가 넘어 있었지만, 장차 다가올 시간의 촉박함에 대한 안타까움에 대해서는 모두들 아무 생각없이 군락지를 맘껏 헤치고 다녔다. 아무 나무 막대나 줒어 들고 발목까지 덮혀 있는 낙엽을 헤치며 낙엽 속에서 우리들을 위해 그 예쁜 꽃잎을 숨기고 있을 복수초를 찾기에 모두는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우리들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한 천평 이상되는 군락지를 이 잡듯이 샅샅히 뒤지고 심지어는 땅까지 파보고 했지만, 우리들은 누구도 복수초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하였다. 슬금슬금 밀려드는 실망감에 우리들의 가슴은 미어질 듯 슬펐지만 우짜겠노 아쉬운 마음을 추스리며 화왕산 불구경으로 관심이 쏠렸지만, 그 때 시각은 이미 오후 4시가 지나 있었다. 그때서야 우리들은 비로소 발길을 재촉하였지만, 우리들의 길잡이 종찬님은  "아하 화왕산정상까지 힘들겠는데요." 하면서 이미 맘에 갈등을 심하게 느끼는 듯 했다. 그러나, 이 때까지만 해도 종찬님을 포함하여 우리 모두는 별 심각한 생각없이 산길을 재촉할 뿐이었다.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 한 2~30분을 길이 아닌 길에서 고생을 진땅하고는 길을 찾아 나왔을 때는 이미 5시가 넘어 있었다. 산길은 몹시 가파랐고 날아 다니는 종찬님과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술렁술렁 산행하는 기하님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힘에 겨워하기 시작하였고 몸무게가 유독 많이 나가는 성원님은 힘에 겨워 미끄러져서 손이 아프다고 하기도 하고 젊은 진용님 조차 발걸음이 느려지기 시작하고 특히 40대 초반을 넘어선 주선화님은 거의 뒤쳐져 날아 다니던 종찬님이 나무 막대를 만들어 그 막대를 잡고 간신히 따라오는 폼이 우리 모두를 걱정케 하였다. 꾸무리하던 날은 조금씩 어두워 지기 시작하고 갈길은 멀고 드디어 모두들의 마음 속은 너무 늦게 출발한 것에 대한 후회와 복수초 군락지에서 복수초 털끝도 못 찾고 시간만 허비한 것에 대한 실망과 어쩌면 불구경도 못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안개처럼 스멀스멀 젖어들고 있었다. 간신히 구룡산 삼거리에 당도한 시각은 이미 6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고, 표지판에는 놀랍게도 화왕산 정상까지 6.5KM라고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종찬님은 복수초 군락지에서 화왕산까지를 한시간 반이라고 계산했는데, 이건 전혀 잘못된 계산이었던 것이다. 군락지에서 삼거리까지 거의 6KM 이상을 왔는데 아직 6.5KM를 더 가야 한다니 모두들 낙담으로 가슴 한쪽이 무너져 내리는 상실감과 지친 몸으로 우리들은 더 이상 행군을 계속하기 힘든 상황에 봉착하였던 것이다. 주선화님은 도저히 더 이상 산행을 하기 힘든 상태였고, 덩달아 아마불님도 "에고 나는 야맹증이라(왠 야맹증?) 밤눈이 어두워서 더 이상 못가요" 하는 것이 아닌가? 더 이상 판단을 머뭇거릴 시간적 여유조차 없던 나는 "그럼 잘 됐네요, 아마불님이 주선화님을 모시고 여기서 옥천으로 바로 하산하시고 우리들은 용선대 헬기장까지만이라도 가볼테니 그렇게 합시다"라고 제안을 했고, 우리들은 곧 바로 그기서 헤어졌다. 시각은 이미 6시를 지나가고 있었고, 우리들은 지친 몸에 마지막 힘을 내어서 헬기장으로 이동하였다. 역시 종찬님과 기하님은 뛰다시피 앞서 갔고, 나는 중간에서 기를 쓰고 따라 갔고 진용님은 한참을 뒤쳐져 따라와서 우리들을 걱정케 하였다. 다시한번 너무 늦게 출발했던 것과 군락지에서 너무 안일하게 시간을 허비했고, 중간에 길을 잘못 든 것과, 이 모든 것보다 아무 잘못도 없는 종찬님이 자책으로 마음 아파할 것에 대한 걱정과 어쩌면 예까지 와서 복수초는 커녕 불구경도 못하고 그냥 어두운 산길을 허탈해 하며 내려 갈 생각 등으로 마음 속은 온통 뒤죽박죽이었다. 몸은 온통 땀에 젖어 용선대 헬기장 정상에 올라선 시각은 6시 15분이 지나고 있었고, 정상에는 남녀 중늙은이 네명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불구경을 준비하고 있는 듯 했다. "종찬님 저기 보이는 게 화왕산 정상 맞아요?" "예, 틀림없네요."하는 답변에 "아 그럼 여기서 불을 볼 수 있단 말인가요?" 우리들은 하나같이 그동안의 맘 고생은 일시에 사라지고 그동안 한번도 꺼내 본 적도없는 카메라를 잽싸게 꺼내서 삼각대를 설치하고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하는 순간 불꽃같은 것이 정상에서 하나둘씩 피어 오르고 있었다. 시각은 6시 17분, 셋은 동시에 샷터를 정신없이 눌러대기 시작하였다. 곧이어 폭죽이 터지면서 불꽃이 피어 오르자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야~ 여기가 최고다~" 그동안의 마음 조림과 실망감과 허탈감이 일시에 만족감으로 충만하기 시작하였다. 셋은 정신없이 샤터를 눌러 대면서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화왕산 억새 태우기 축제는 서서히 그 막이 내리고 있었다. 10분여의 참으로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동안의 4시간여의 고생길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모두는 모닥불 옆에서 들떤 마음을 진정시키고 아까 사람들이 주고간 맥주로 간단히 입가심을 하고 가벼운 맘으로 하산하는 발걸음은 지극히 가벼웠다. 길도 남쪽 사면이라 오던 길과는 비교도 안될 만치 편하였고, 종찬님이 준비한 손전등은 어두은 산길을 밝히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고, 발걸음은 날아갈듯 하였다. 관룡사를 거쳐서 옥천에 당도하니 8시가 약간 지났다. 수를 헤일 수 없는 인파 속에서 쉽게 아마불과 주선화님을 만났으나, 한시반에 대구에서 출발했다던 소월(산유화)님은 이미 옥천 매표소를 빠져 나간 후라 전화 통화만 하고 말았다. 더구나, 멀리 순천에서 오신 타잔님 일행은 우리들과 아침에 잠깐 조우하였을 뿐, 하루종일 떨어져 있다가 내려오자마자 바빠서 그냥 먼저 가버렸다고 한다. 너무 대접이 소홀하여 모두들 심한 자책(?)감을 느꼈으리라. 이 글을 빌어 타잔님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고, 온다고 하고서 비상이 어쩌고 하면서 내려오지 못한 삼악산님과 왔으되 얼굴도 못 보고 가버린 산유화님에게도 섭섭한 마음을 전합니다. 처음부터 밤 12시 헤어 질 때까지 호스트 역활을 톡톡히 해 주신 김종찬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같이 고생한 기하님, 진용님, 성원님, 선화님에게도 야사모 한식구로서 서로 따뜻한 정을 나누어 주심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끝으로 같이 가지는 못했지만 맘만은 우리들과 같이 했을 것으로 믿는 우리 전국의 야사모 벗님들께도 긴 글을 읽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뜬구름 ^.~

댓글목록

이재경님의 댓글

no_profile 이재경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냥 구경 하기가 죄송 합니다.  그 어려운곳 까지 힘든 산행까지 하셨는데, 편안하게 앉아서 좋은 광경을 볼수 있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 입니다.

김종찬님의 댓글

no_profile 김종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화왕산억새태우기 축제에 찾아오신 모든 님, 정말 죄송합니다. 이번 화왕산억새태우기에 4만명이 넘게 왔다고 하네요. 다음은 3년 후입니다.

이정래님의 댓글

no_profile 이정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즐거운 고생 잘하고 오셨다는데 화왕산 산신령이신 기하님은  뒷짐만 지고
고생하시는 모습을  마음속으로 즐기면서 따라 다녀셨나 봅니다.
밤에 산행하시는건 정말 신나는 축제를  착각에 빠지시면 고생 합니다.
모든분들의 고생 끝에 책상머리 앉아 구경을 잘 합니다만...
삼악산님 말처럼  저사진 중간에 성원님, 뜬구름님얼굴이라도 넣어 주었으면
 휘영청한 달하나 부렵디 않을텐데...

산유화님의 댓글

no_profile 산유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니 달집을 몇 바퀴 돌아도 안보이더군요.
저는 도보로 수 많은 군중을 헤치며 엄청난 속보로 정상에서 거의 30분만에 옥천으로 내려와  차를 타고 대구에 왔지요. 같이간 일행이 급한 일이 갑자기 생겨서 밤에 산악 구보좀 했습니다.
저혼자 같으면 밤이 새서라서도 만나고 왔을텐데 아쉬웠습니다.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겠지요.

삼악산님의 댓글

삼악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주선화님두 계셨군요
이참에 한번 뵈었으면 좋았을텐디..............

뜬구름님의 댓글

no_profile 뜬구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삼악산님 산행 실력이야 이미 공인된 바 있으니 괜한 엄살을 떠시는군요.^^
부마진창이란 말은 첨 들어 보네요.^^
대개 마진창이라 하거나 부산이 낑기면 부울경이라고 하지요만...

타잔님의 댓글

no_profile 타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즐거운 고생 잘하고 오셨군요. 저는 일찍 오른 탓으로 산성을 한바퀴 쉬엄쉬엄 걷고도 시간이 남아 그 뒤로는 추위와의 싸움이었어요. 혹 두개 땜시 합류하지도 못하고 죄송하고 섭섭하고.... 종찬님 너무 고맙구요.. 성원아우 이하 진용님 뜬님 주선화님 반가웠습니다. ^^

류성원님의 댓글

no_profile 류성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앞으로 지 앞에 화왕산의 화자도 꺼내지 마시길 바랍니다.3년을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ㅎㅎㅎ.또 기나긴 3년을 어찌 또 기다려야 할지...

삼악산님의 댓글

삼악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못가길 잘햇지라우.......내몸뚱이두 0.1톤은 되는디 괜스레 7시간 걸었다간 필시 뜬님병원에라두 입원하는 불상사가 생겼을 줄 ...
복수의 칼을 갈고 잇는 기하님, 아마불님,
운제 왕창 휴가내어 부산, 마산, 진해, 창원 - 우리 후배들은 부마진창 동문회라고 하든디.....
에 게신 님덜하구 룰루랄라 한번 해야겠군여
필히 대구찍구 산유화님 꿰차구..........

밤새워 야등을 하던 야사모 야그를 하던.......
뜬님 못가서 증말 다행이유.........
인연처럼 만난다는 것이 다아 복수초처럼 숨기고 잇으니......
복수초 찾듯 곧 찾아보려오

환절기 건강 조심허시구
부마진창 잘 챙겨주소서
아미타불............

삼악산님의 댓글

삼악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저사진 중간에 누가 휘영청한 달하나 그려 넣어주면 화룔정점이것는디......
포샵연수에서 1등하신 김남윤선상님 어때유 한번 그래보시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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