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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 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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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5건 조회 1,759회 작성일 03-02-2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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웟사진 : 촬영에 몰두 중인 이팝님 아래 : 변산바람꽃 "이번 일요일에 함께 출사를 가시겠습니까? 경주에서 복수초, 변산바람꽃, 노루귀를 촬영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라는 쪽지를 으아리님으로 부터 받은 날이 지난 목요일이던가? 화왕산에 두번이나 허탕을 치고 돌아와 허탈한 마음을 달래고 있던 차에 으아리님으로부터의 산행 제의는 참으로 솔깃하였지만, 혼자 와야 한다는 말에 같이 고생하였던 경남지부 벗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서 솔직히 조금은 망설였던 게 사실이었다. 지금도 이 자리를 빌어 우리 경남지부회원님들께는 죄송한 마음으로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금요일 밤부터 추적거리던 봄비가 토요일 내내 계속되고 설레는 마음이 점점 실망으로 바뀌어 가던 토요일 오후, 으아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비가 와도 왠만하면 예정대로 산행을 갈 것이라는 말에 전 무조껀 갑니다 라고 한 것은 작년 9월 카메라 구입하고 꽃다운 꽃을 찍어 본 적이 한번도 없는 나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답변이었는지 모른다. 일요일 아침 눈을 뜨자 마자 창 밖을 내다보니 여전히 비는 부슬거리고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었지만, 다행히 빗방울이 굵지는 않은 게 산행은 물론이거니와 사진도 찍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경주에 예정대로 10시에 도착하였지만, 으아리님은 미리 도착해서 경주 톨게이트 밖에서 비를 맞고 혼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만만찮게 젊게 보이는 으아리님은 알고 보니 나보다도 한살 연배이시다. 가는 중간에서 산들꽃 사우회 이원정 회장님을 만나 간단히 인사를 드리고 회장님은 포항에서 오는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남고 으아리님과 먼저 길을 재촉하였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하였는데, 보니까 나도 아는 곳이었다. 그러나, 설마 그곳에 변산바람꽃의 군락지가 있으리 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었다. 고즈늑한 동네가 산 아래 자리하고 있었고, 실비가 내리는 날씨는 약간 춥기는 했지만 이미 속일 수 없는 계절의 기운이 녹아 있는 공기는 상쾌하기까지 하였다. 물론 변산바람꽃이라는 특이한 품종을 보러간다는 설레는 기대가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어서 일 것이리라. 얼마 가지 않아 문득 으아리님이 여기보세요 하는 데, 이럴 수가.... 바로 길 옆에 그리도 그리던 복수초 한촉이 그 싻을 내밀고 올라 오는 게 아닌가. 바로 그 옆엔 하얀 노루귀가 꽃몽오리를 물고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계곡의 수량은 이틀간의 봄비로 충분히 불어나 있었지만 물은 맑았고, 따뜻하게 느껴졌고 발걸음은 마치 구름을 거니는 듯 가벼웠다. 얼마가지 않아 드디어 사람들이 보이고 지천에 변산바람꽃이 군락을 이루고 여기저기 피어 있는 게 보였다. 난 어퍼질 듯 다가가 꽃을 들여다 보았다. 하얀 꽃잎이 비에 젖어 애처롭게 떨고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이원정 회장님이 가르쳐 주어 알았지만, 하얀 꽃잎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힘이라고 한다. 꽃받힘처럼 보이는 녹색의 손가락같이 생긴 넘은 총포라고 가르쳐 준다. 도감에 의하면 그것은 경생엽으로 총포모양이다 라고 되어있다. 꽃대는 근생엽이 없이 가늘게 올라와 끝에 꽃 한 송이씩을 달고 있고 예의 꽃받힘처럼 생긴 총포위에 어떤 넘은 꽃자루가 보이기도 하고 어떤 넘은 안보이기도 하고, 꽃받힘은 대개 5장이며 흰색이고 크기는 1cm 내외였고, 실제 꽃은 4~5개 정도인데 도감에는 노란색이라고 하나 실제는 끝부분이 녹색으로 보이고 아주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수술은 무수히 많고 암술은 다섯개였다. 난 꽃에 정신이 팔리고 사진에 몰두하여 주위의 꽃보다 훨씬 귀하신 산들꽃사우회원들을 비롯한 여러분들에게 인사도 변변히 나누지 못하고 그냥 왔던 것이 지금도 후회스럽고, 이 자리를 빌어 그 분들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드리고 싶다. 많은 컷을 찍었지만, 우선 꽃잎이 비에 젖어 제 색이 잘 나지 않았고, 무엇보다 햇빛이 없다는 것이 나에겐 치명적이었다. 그기다 누가 바람꽃 아니랄까봐 바람은 우에 그리도 불어 샀는지 제대로 찍은 게 아마 하나도 없을 듯 싶었다. 다른 많은 분들은 사우회원답게 혹은 프로 사진가들 답게 반사판, 바람막이는 기본이고 자동 동조 무선 후래쉬 등 여러 첨단 장비를 이용하여 열심히들 사진을 찍었다. 맘씨 좋은 맏형같이 인상이 좋으신 이원정회장님께서 나더러 먼데서 왔다고 손수 만드신 은박반사판 하나를 선뜻 선물이라며 주신다. 으아리님은 "아니 제게는 안 주시면서..." 하며 샘을 내신다. 군락지의 크기는 한 백평쯤 될까, 그 조고만 곳에 개체수가 얼마나 많던지 까딱하면 꽃을 밟을 판이라 열여명 되는 사람들이 다 모여 있으니 속으로 꽃이 걱정되어 불안하였지만, 이 불안은 나중에 가게 된 복수초 군락지의 밀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셈이었다. 이원정회장님이 복수초를 보러갈까하시는 품이 약간은 망설이는 듯하여 나는 당연히 가야지요 하고 틈도 주지 않고 결연히 대답하였다. 그리하여 다른 분들은 여전히 그곳에 남아 사진을 찍고 으아리님, 애기물매화님, 이원정회장님과 나는 산을 내려와 경산으로 향하였다. 일부끝.

댓글목록

이제혁님의 댓글

no_profile 이제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걱.. 어떻게 하믄 저렇게 이쁜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했는데.. 엄청난 고생 끝에 찍히는거군요.. 그리고 반사경도 사용하시고..어떠게하믄..저두 저런것을 배울 수 있을까..^^

이진용님의 댓글

이진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비오는날 우산쓰고 고생이 많으셨네예. 바람꽃도 복수초 만큼 멋있습니더.

뜬구름님의 댓글

no_profile 뜬구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팝님 어제 인사도 변변히 못 드리고 저만 남아서 더 찍겠다고 한 것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사실은 별로 더 찍지도 못했어요. 그날 벨비아로
애쓰시는 모습과 열정이 부러웠습니다.

으아리님의 댓글

no_profile 으아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많은 분들을 초대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어제도 좁은 공간에 30여 명이 모였으니 카메라를 들이대기가 민망스럽더라고요...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뜬구름님 출사기 잘 읽었습니다. 좋은 시간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들국화님의 댓글

들국화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수고 하셨습니다. 수고 하셨구요..... ㅎㅎㅎ.

바람꽃들이 한없이 연약해 보이네요..자연속에서도...

이슬초님의 댓글

no_profile 이슬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설레게 하는 변산바람꽃 출사기 잘읽었구요.
가까이서 접한 자연의 신비스런 모습들은 또얼마나 감동을
주었을까요.  지는 집안에서만 맴도는 사진들로 별로구먼유...
보람 있는 하루를 잼있게 보내신 뜬님. 부러버유...~~

차동주님의 댓글

no_profile 차동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첨 한건 하셨네요....짝짝.. 듬직한 뜬구름님을 믿는 차샘...^^
비가 오면 꽃사진은 엉망이어요. 혹시 3월1일 시간나면 그쪽팀들 시간비워 두세요..^^

뒷동산 할미꽃님의 댓글

no_profile 뒷동산 할미꽃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으매! 넘 이뻐번지내.콱 꺠물어주고 싶포.
그럼 안되겠지. 이 할미꽃 전라도 촌뜨기거든요.
촌에서 자랐기에 야생화는 많이보았지만정확한 이름들을 잘 몰랐어요
아 ~~~~
그꽃이 바람꽃이구나!

이정래님의 댓글

no_profile 이정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속에 출사를 하시기는 하셨네요 , 고생속에결과도 좋은 거 같구요.
복수이야기를 류성원님께 한번 해보셨야 겠네요.
자다가도 일어나 앉게요,,출사기 잘 읽었습니다..

이팝님의 댓글

이팝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뜬구름님, 사진 솜씨만 좋은 줄 알았는데 글솜씨도 대단하십니다. 만족하셨다니 처음 본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二部(복수초촬영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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