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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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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1,555회 작성일 03-04-0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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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사진 ; 역광의 히어리 대주와 으아리님, 과객, 하늘타리님, 박종봉교수님.
아래사진 ; 지리산을 배경으로 한 이삭화서의 히어리.


히어리가 지리산 특산이라고 전에부터 하늘타리님께서
같이 출사가자고 하셨지만, 간혹 야사모에 올라 온 사진들을
보면서 솔직히 속으로는 뭐 그리 이쁜 꽃도 아니구만 하면서
떨드름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산청 IC에 다 와가니 으아리님에게서 핸폰이 왔다.
"하늘타리님께서 뜬구름 보고싶어서 잠을 못 주무셨대요"
은근히 농담을 잘 하시는 으아리님의 우스개 소리였지만,
속으로는 약간은 부담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야생화에 대해 생초보나 다름없는 본인을 사진에 대한
열정 하나 이쁘게 봐 주셔서 지난 번에도 그 귀한
복수초며 변산바람 꽃밭을 기꺼히 내 보여 주신 터라
이번 역시 그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괜시리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았다.

웅석봉 북서사면을 휘감아 돌아가는 도로로 들어서자
부근이 지리산같이 큰 산이 있어서 그런지 산세가 제법 웅장하고
수려한 맛이 있었다.
하늘타리님은 웅석봉도 지리산의 일부라고 봐야 한단다.
하긴 그래야 지리산 히어리가 아니던가.

어제 동강을 건너는 배를 타고 가다가 줄을 놓쳐서 하염없이
떠내려 가다가 다시 줄을 매어 배를 끌고 올라가면서 고생한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첫 목적지에 당도하였다.

과연 히어리가 북서사면의 조고만 계곡에서 역광을 받아
노랗게 반짝이고 있었다.
이창복도감에 의하면 키가 1~2M 라고 되어 있어서 작겠거니
했는데 의외로 키가 컸다. 최소 3~4M는 됨직해 보이는 것도 있고
좀 작은 넘도 있었다.
그러나, 꽃은 이미 시들어 가고 있는 중이라 꽃잎 끝이
싯누랗게 변하고 있었다.
어쩌다가 괜찮은 꽃이 있어도 사진을 찍기에는 각도나 위치가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아무래도 각도가 시원찮아 으아리님께서 모종의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별것도 아닌 거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여기에 쓸 수가 없고, 인건비가 꽤 비쌀 것으로 보이는
경일대 교무처장님이신 박종봉교수께서 자원봉사로 조수역을
기꺼이 하셨다는 것만 말씀드린다.
이 자리를 빌어 박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 이때 아주 사소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재료를
준비하시고 또 그 중 하나를 제게 또 무상제공해 주신
하늘타리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ㅋㅋ
참 그러구 보니 가장 중요한 밧데리를 무상 대여해 주신
으아리님께 감사의 말씀을 빠뜨릴 뻔 했군요.
으아리님께는 다음에 별도로 감사의 표시를 어쩔 수 없이
해야 겠군요.
계곡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니 복수초 군락지가 있었는데
이 역시 이미 잎이 무성할 정도로 꽃은 시들어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도 이넘저넘을 찍다 보니 다른 분들은 이미 다 내려가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조금 더 가다가 또 차를 세우시더니,
여기에 있는 넘들이 아까꺼 보다 더 좋대나 뭐래나.
하여간 아까 어지간히 진을 빼고 올라오긴 했지만
그정도로야 뭐 하면서 우린, 참 우리라고 해 봤자
하늘타리님은 지난 주에 실컷 다 찍으셨던 참이라
대충 찍는 시늉만 하시는 것 같고, 같이 오신
박교수님은 아주 조고만 삼성 디카로
거의 기념사진 수준(?, 죄송)으로 찍는 터라,
으아리님과 나 꼴랑 둘뿐인 셈이었다.

열시미 찍고 있는데, 좀 더 가면 또 더 좋은 데가 있대나뭐래나
으아리님과 나는 속으로 헉헉대면서 다시 더 좋은 군락지를
찾아서 차를 몰았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길가에 마치 가로수
처럼 피어 있던 히어리꽃색이 확실히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거의 팔부 능선까지 올라 간 곳에 노오란 히어리가 빠알간
진달래와 혼재되어 멋진 색감을 연출하고 있는 곳이 나왔다.
우린 그기서 거의 진을 다 뺄 정도로 실컷 또 찍었다.
대전 번호판을 붙인 승용차를 타고 지나가던 부부가 내려서
"이게 무슨 나무지요?" 하고 묻는다.
하늘타리님이 심심한데 너 잘 만났다는 식으로 두 사람을
붙들고 열씨미 설명을 해 주신다.
그 부부는 평소에 전국에 모르는 나무가 없을 정도로 꽃이나
나무에 관심이 많은 데 이 히어리는 자기들도 처음보는 거라면서
하늘타리님의 설명을 진지하게 들었다.
위 사진이 바로 그 장면이다.

우린 바로 그 자리 길가에서 퍼지고 앉아 각자 싸서 가지고 온
도시락을 꺼내 먹었는데, 조수님이 제일 좋은 순으로 도시락의
내용이 달랐다.
당연히 으아리님 도시락은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맛있는
유부초밥에 찰밥에 김치에 과일 등을 깨끗하게 담아 왔고,
하늘타리님은 중간은 하시는 데도 불구하고 거의 얼음
비슷한 찰밥을 내 놓으신다.
박교수님은 빵을 내 놓을려다 말고 도로 배낭에 집어 넣어시는 걸
보고 "교수님은 조수님이 시원찮나 보군요." 했더니,
외손자가 나와서 딸네집에 조리해 주러 가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과일이며, 담은 매실주며,
제법 소소하게 여러가지를 준비해 오셨던 것이다.
난 뭐 당근 김밥을 가지고 온 걸 다른 분들이 아무도 손도
안대서 덕분에 혼자서 다 먹었다.

우엣든동 실컷 배를 채우고 일어나니 벌써 3시가 넘어 있었지만
전에보다 해가 많이 길어진 참이라 아무도 서두르는 기색은
없었다. 재를 넘어서 곧장 내리막을 내려가서 삼장면 사무소로
갔다. 목적은 수양벚나무를 보기 위함이었지만 역시 꽃은 시들어
가는 중이고 마침 나무 밑에 차를 주차해 놓아서 다들 대충 찍고
말았다. 그러나 면사무소 마당에 흰색 보라색 제비꽃이며, 꽃마리,
별꽃, 눈주름잎, 민들레, 씀바귀 등을 찍기도 하였다.

차는 단성까지 내려와서는 다시 단속사지 쪽 길로 들어가
웅석봉의 남동사면을 돌아서 올라가게 되어 산청에서
시작하여 웅석봉을 완전히 한바퀴 도는 셈이었다.
단속사지에는 삼층석탑만이 단 두개가 남아 있을 뿐, 옛 법당
자리에는 민가가 버젖이 자리하고 있었다.
단속사지 뒤로 가 600년 묵은 매화나무를 구경하고 이 역시
꽃은 이미 다 지고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서 주변에 핀 노란 색
토종 민들레와 살구나무꽃을 몇 컷하고는 다시 웅석봉으로 가는
길로 올라 갔다. 하늘타리님이 전에 봐 둔 밤나무밭에 엄청나게
군락을 이룬 얼레지 밭을 마지막으로 보고 산청 IC로 되돌아
오니 시각은 5시 반이었다.

어제 동강까지가서 그 고생을 하고 피곤함을 무릎쓰고 다시
히어리를 찾아 멀리 지리산까지 오자고 한 으아리님과
혼자 보내기가 안타까와 동행해 주신 하늘타리님에게
다시 한번 초청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리면서
지루한 글을 마칩니다.

댓글목록

김종찬님의 댓글

no_profile 김종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뜬님!
대단하십니다요.
난 위 사진을 보며 산수유나 생강나무를 생각했답니다.
히어리는 첨 봤으니.... 긴 글과 사진 고맙습니다.

들국화님의 댓글

들국화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늘 히어리만 보면 힐러리 그여자 생각이 나는건 왜 일꽁...

김금주님의 댓글

no_profile 김금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는 것만으로도 이래 즐거운데  실제 경험하시고
또 이렇게 글까지 자상하게 남겨주신 분!  (누구시지?)^^
행복하셨을 하루!! 축하드립니다.
더불어 즐겁고 행복합니다.

뜬구름님의 댓글

no_profile 뜬구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제 길가에 마치 가로수처럼 히어리가 줄지어 서 있더군요.
홍릉에 있는 히어리는 아마도 옮겨 심은 모양이군요.
지리산보다 더 북쪽이니 아직은 화형이 싱싱했을 것 같네요.
홍릉 수목원, 참 좋은 데 다녀 오셨군요.
참 안재형님 무슨 말씀을 그리 섭하게 하십니까?
지도는 커녕 저는 아직 부족한 면이 너무 많습니다.
지루한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신데 대해 오히려 제가 감사드립니다.

이슬초님의 댓글

no_profile 이슬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연이어 강행군을 하셨군요. 즐거움이 많이 묻어있는걸 보니 피곤한 기색은 없네요.
사진도 좋구요. 역시 보람있는 하루엿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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