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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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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찔레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342회 작성일 09-02-01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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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사모 회원 여러분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뿐입니다

결심한 것도 없이 1월이 다 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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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잠에서 깨어 “아 좋은 아침이군.

오늘은 무슨 좋은 일이 생길까” 하고 모든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한다면 세상은

평화로 가득 찰 텐데 하며 주섬주섬 이불을 챙깁니다

얼마 후 하루의 시작을 위해 현관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옵니다

나오며 벽에 걸린 온도계 눈금을 바라보니 영하 1도입니다

한동안 제법 추운 듯 했지만 오늘은 추위라고 할 것도 없네

추위가 얼마나 있었다고 벌써 봄인가?

이왕 날씨 얘기가 나온 김에 한마디 해야 겠습니다

TV 일기예보 때 “시청자 여러분 겨울철에 영하 10도는 기본입니다”

좀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가 내려간들 우리가 뭐 이런 정도야 겁낼 것이 있겠습니까

하고 예보하면 어떨까 하구요

이건 도대체 영하 10도가 며칠만 계속되어도 한파주의보를 내보내 미리 추위에

주눅 들게 만들어 버리니까요

게다가 바람이라도 좀 불라치면 체감온도 운운하며 겁을 잔뜩 줘요

적어도 영하 20도 정도가 며칠은 계속되어야 한파주의보를 내보내야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참 사람들이란 온풍기나 에어콘 등 문명의 이기가 발달하면 할수록 더 추위와 더위에

못 견뎌 하며 응석받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방한이 잘되는 옷이 널려있고 난방이 잘되는 실내가 있고 거의 따듯한 교통시설이 있어

추위에 노출될 시간이 적은데도 말입니다

(연료비가 없거나, 노숙하는 사람들, 포장마차 등 추운 바깥에서 생업을 해나가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는 추위가 심해도 걱정이긴 합니다)

 

집 맞은편 동녘 하늘엔 밝아오는 여명이 야트막한 산허리를 붉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몇 종류의 새들은 텃밭 나뭇가지를 날라 다니며 지저귀고 있습니다

아마 아침먹이를 찾아 먹으며 깃털을 따듯이 데워줄 태양을 기다리는 것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모든 생명체는 어쨌거나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견뎌내고 살아남아서 찬란한

봄날을 노래하여야 하리라

그래서 새들은 나뭇가지에 말라비틀어진 열매를 찾아 따먹어야하고 이도 없으면 키 작은

덤불속에 풀씨라도 쪼아 먹으며 겨울을 이겨내는 것이리라

그리고 사람인 나는 지금 이 겨울 새벽녘에 붉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하루에

기분 좋은 노동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오늘은 괜히 노동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하루하루 사는 것 자체가 힘든 노동이었겠지만 지금은 다 디지털화되고

자동화된 시스템과 또는 중장비가 다 해주니 노동하는 인간이 귀해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밭에 들어가 얼어붙은 땅을 한번 밟아보고 장독대를 둘러본 다음 제일먼저 우물가로

내려가 혹시 얼어터진 부분이 있나 확인하게 됩니다

얼지 말라고 싸매고 수도꼭지는 밤새 졸졸 틀어놓고.....이상이 없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장갑을 끼고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기 시작 합니다

담배꽁초, 이 쑤시게, 휴지 등을 쓰레받기에 담고 다시 계단의 흙을 쓸어내리며

아래마당으로 내려갑니다

쓰레기. 인간들의 즐거움과 편리를 위해 쓰여 졌다가 버려진 것들

그러면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집 마당에 버려진 쓰레기야 뭐 운동 삼아 주워 쓰레기봉투에 담으면 된다

그러나 세상의 평화를 깨는 산과바다와 계곡과 들판의 쓰레기들은 어찌한단 말인가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새해 결심을 할 때 나는 올해부터 어디 어느 장소에서라도

절대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집에 가져와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리라 라고 실천한다면

대한민국의 땅은 평화로 가득 차리라

어떠한 경우에도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국민들일 때야 비로소 민주주의다운 민주주의가

꽃피우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쓰레기를 함부로 아무데나 막 버리는 국민들이 무슨 권리로 좋은 정치를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1월이 다 가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온 국민 한사람 한 사람이 2월달부터 라도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실천하다면 이것이 실마리가 되어 어려운 경제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될 수도 있을

텐데 하고 상상해 봤습니다

 

주방에서의 짧은 점심노동도 끝났습니다

다 아시다 시피 장사는 반 토막 나는 날이 많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오후 4시쯤

언제나 그렇듯이 겨울 숲길을 걷고 있습니다

응달져 눈이 쌓인 오솔길을 걸어 올라가고 있습니다

뽀도독 뽀도독 발자국소리가 귀를 경쾌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쳐다보면 마른 나뭇가지 사이에 겨울 산의 경사면들은 뽀얀 속살을 들어내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한대 나목(裸木)들은 나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우리는 잎사귀나 꽃이나 열매를 다 버려 앙상하지만 가장 평안한 맘으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당신도 산에 오면 뭔가 마음이 평안해 질걸요? 그렇죠

또 나목들은 나에게 이렇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서브프라임이 별건가요

금융파생상품이니 금융 자본가들의 탐욕이 부른 재앙이라고 표현하지만 그건

인간들이 자기만이 성공하기 위해서, 자기만이 출세하기 위해서 타인들에게 행한

권모술수의 결과물인 것입니다

앞으로 사람들이 얼마만큼이나 무너지고, 비명을 질러대야 이 고통의 끝이 날까

하며 언덕을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제 생각을 그만하자

그냥 겨울 산처럼 적막한 고요를 온몸에 채워보자

한 두어 번 모퉁이 돌아서 오르다보니 어느새 샘물 곁에 다가 왔습니다

물 한 모금 들이 키니 온몸에 감각들이 행복해지고 있습니다

곧 언덕 정상에 올라섰으며 내려다보는 조망이 시원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저 아래 사람들의 마을이 보이기도하고 그 마을너머 멀리 산이 병풍처럼 둘러

쌓여 있습니다

아- 꿈결 같은 겨울 풍경들이여.

나는 그대에게 묻노라

인류는 언제쯤이나 행복해 질수 있을 것인가

 

야사모 회원 여러분

새삼 동토를 뚫고 눈을 녹이며 피어나는 노란 복수초 꽃이 그립습니다

 

 

 

 

 

 

 

댓글목록

이재경님의 댓글

no_profile 이재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열대지방에서도  동사하는 일이 있다고 들은 기억이 있는데.
찔레꽃님처럼 세상을 보는 맑은 마음을 온 세상 사람 모두가 갖고 있다면, 상상도 해 봅니다.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 봅니다만 모든게 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군요.

근처까지 가면서도 들리지 못했습니다. 금년에는 가끔 뵙도록 하십시다.
번창 하세요, 그리고 행복 하십시요.

샘터돌이님의 댓글

no_profile 샘터돌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때의 막국수가 생각이 남다
무척이 배가 아팟던 때였는데
그 맛잇는 것을 먹지 못혓으니
ㅋㅋㅋ

언제 시간을 내서
함~
들를려구 험다
문전박대는 허지 않갓져

이짝 양동은
겨울이 유난히두 추븐것 같슴다
허지만
모진게 목숨이라 겨울을 잘 보내구 잇슴다

그동안두
용안을 뵈올때까정
부디 몸 건강히 강녕허시그를
그 환헌 웃음이 눈에 선헙니다^.*

알리움님의 댓글

no_profile 알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끔 찔레꽃님의 글을 읽노라면
한낭만(?) 하시는 분...이라 느껴집니다.
함께 차를 타고 오가며 들었던 이야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능내리에서 어린시절 보낸 이야기, 음악을 사랑하시고 무엇보다 일에 찌들릴법도 한데
언제나 맑게 다가오는 감성이 진한 감동입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