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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11/3일자)에 이재경님 국야농장 기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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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댓글 35건 조회 1,326회 작성일 03-11-0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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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국에 묻혀 향기나는 인생 이재경씨.  (http://www.kugya.com ) 물안개가 자욱이 깔린 춘천 호반길. 길가에 핀 하양·노랑·자줏빛의 이름 모를 들꽃들이 눈부시다. 바람에 실려오는 은은한 향기가 잠들었던 후각을 깨운다. “향기가 정말 좋지요? 일반 국화는 이런 향이 안 나옵니다” ‘낯선 손님’을 맞으러 나온 이재경씨(63)는 꽃처럼 활짝 웃고 있었다. 강원 춘천시 신북읍 102보충대 근처 야산에 위치한 ‘국야농원’(www.kugya.com). 10여동의 비닐하우스가 옹기종기 모인 이곳이 이씨의 일터다. 비닐하우스 4개동을 가득 채우고 있는 꽃들. 이름은 모르지만 모두 낯이 익다. 우리 산과 들에 흔하게 피어있는 꽃, 들국화(자생국화)다. 이씨는 바로 이 흔하디 흔한 들국화를 수집해 새로운 품종으로 개발하고 있는 ‘들국화 전도사’다. 이씨가 우리 들국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겠다고 나선 것은 7년전쯤. 그가 원래부터 우리 들국화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사실 그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일반 관상용 국화를 길렀다. 전시회에 작품을 낼 정도로 수준급 실력을 자랑했다. 그런데 일반 국화에 대해 파고들면 들수록 우리 들국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났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관상용 국화의 상당수가 뿌리를 우리 들국화에 두고 있어요. 추위에 강해 우리 풍토에도 맞고요. 그런데 우리는 들국화라고 하면 별 거 아닌 것처럼 생각해요” 이씨가 보기에 들국화는 일반 국화보다 향이 더 풍부한 데다 ‘질리는 맛’이 없었다. 어린 시절 산과 들에서 뛰놀 때 무수히 봤던 꽃들이다보니 오히려 친근감이 느껴졌다. 들국화를 파고들기로 했지만 모든 것이 낯설었다. 들국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서적도, 이를 연구하는 기관도 없었다. 일단 몸으로 부딪치는 수밖에 없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밤 늦도록 책과 인터넷을 뒤지고 관련기관이나 대학에 물어봤다. 주말이면 야생 국화를 찾아 전국의 산과 들을 돌아다녔다. “화악산, 가리왕산, 전봉산 등 안 가본 곳이 없을 겁니다. 제주도도 가고 거제도, 완도까지 찾아갔어요. 배를 빌려서 무인도까지 들어간 적도 있지요” 5년 전부터는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매달렸다. 남의 땅을 빌려 비닐하우스를 짓고 화분 수천개를 만들었다. 수집한 들국화를 옮겨심고 자연수정을 통해 새 품종을 개발했다. “처음에는 인공수정도 해봤지만 쉽지가 않더군요. 차라리 ‘우연이 최고의 작품을 탄생시킨다’고 그냥 자연에 맡기기로 했지요. 물론 이것도 수만개의 결과물 중 쓸 수 있는 것은 한 두 개 정도였지만요” 그래도 원래 것보다 색깔과 모양이 예쁜 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들국화의 단점인 짧은 개화시기 등도 보완됐다. 씨를 받아 다시 뿌리거나 가지를 잘라 새로 심으면서 계속 새 품종을 개발했다. 이렇게 해서 개발된 신품종이 300여종에 이른다. 이씨는 “일개 농사꾼이 한 거라 누가 인정하겠냐”고 했지만 산림청에서는 지난해 이씨를 야생화 재배분야 신지식임업인으로 선정했다. 그는 또 4년 전부터 춘천 화목원에서 들국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리는 국화축제에서도 이씨의 들국화가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춘천 호반길을 따라 심어져 있는 들국화도 이씨가 춘천시에 제공한 것들이다. 큰 수입이 없는 만큼 주변에서 마냥 좋게 볼 리 없었다. 말년을 조용히 보내지 왜 돈도 안되는 것에 매달리느냐는 소리도 들었다. 이씨는 그래도 행복하다고 했다. 어느날 ‘색깔이나 모양, 향기가 기막히게 좋은’ 들국화가 꽃봉오리를 피워올린 것을 보면 마냥 행복하다고 했다. 전시된 들국화를 뚫어져라 살펴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하다. “흔하디 흔한 들국화라고 생각하겠지만 저한테는 무엇보다 소중한 것들입니다. 두고 보세요. 봄이 되면 유채꽃을 보러 제주도에 가듯이 가을이면 우리 들국화를 보러 춘천에 올 겁니다” -정절과 덕망 상징‘오상고절’- 흔히들 인적이 드문 산이나 들에 핀 가을꽃을 ‘들국화’라고 하지만 ‘들국화’라는 식물명은 없다. 들국화는 야생하는 국화의 종류를 총칭해서 일컫는 말로 보통 산국, 감국, 구절초, 뇌향국화, 갯국화 등으로 나뉜다. 가을 산자락에 홀로, 또는 무리지어 피는 노란 꽃은 감국이나 산국이다. 감국과 산국은 비슷하나 감국이 꽃의 지름이 2.5㎝ 이상으로 좀더 크다. 구절초의 꽃은 보통 흰색이지만 붉은 빛이 도는 것도 있다. 갯국화는 바닷가에서 자라며 노란색이다. 국화는 예부터 군자의 덕망을 지닌 정절의 꽃으로, 매화·난초·대나무와 함께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찬양받아왔다. 서릿발 속에서도 굽히지 않고 꽃을 피우는 절개를 가리켜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고도 했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그같은 성정 때문에 예부터 시인묵객들의 작품 소재가 돼왔다. 중국 전국시대의 시인 굴원은 ‘아침에는 목련꽃에 떨어진 이슬을 마시고 저녁에는 떨어진 국화 꽃잎을 먹는다’고 가난하지만 고고한 삶에 대한 의지를 노래했다. 국화는 또 가장 늦은 때 홀로 고고한 꽃을 피워 부활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흰 국화를 죽은 이의 관을 장식하거나 무덤을 치장하는 꽃으로 삼았다. 중국에선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꽃이 국화다. 예부터 9월9일 중양절에는 지난해에 담가놓은 국화주를 마시며 장수를 기원했다. 특히 도교에서는 ‘국화는 신선들이 즐겨먹었던 선식’이라며 국화를 장생불사약으로 여겼다. 그 전통이 남아 지금도 산사에서 수도하는 스님들이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 국화차를 즐겨마신다. ‘어지럼증이 없어지고 눈이 밝아진다’고 해 국화를 베개 속에 넣고 자기도 했다. 얼마전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향응과 함께 선물로 받았다고 해서 화제가 된 게 이 ‘국화베개’다. 국화는 또 봄에는 싹을 나물로 해서 먹고 여름에는 잎을 볶거나 튀겨서 먹는다. 말린 국화 줄기를 끓여 목욕수로 쓰면 신경통, 피부병에 좋고 머리 감을 때 묽은 국화수를 쓰면 탈모증과 만성 두통이 치료된다고 한다. 〈춘천/글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 〈사진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댓글목록

거르마님의 댓글

no_profile 거르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직~ 뵙지는 못했지만 지상으로나마 님을 익히 느끼고 있었습니다~~
대단하신 열정에 거듭 감탄하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더 좋은 야국 품종 기대하겠습니다~

유하니님의 댓글

유하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축하드립니다....  ^^* (싸인지가 어디있지.. 두리번 두리번... 싸인받아야지..흐흣!)

참꽃(홍진표)님의 댓글

no_profile 참꽃(홍진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글을 읽고 어제저녁 국화화분 두개를 사왔읍니다.
제법 꽃송이가큰 노란국화와, 향기가 아주 좋은 노란 소국 .
화단에 심어서 매년 향기나게 키워볼려구요.
며칠후엔 분홍색 국화도 들여올생각입니다.
지난번 뵜을때, 이재경님의 눈빛이 참 맑고 깊이가 있었다고 느꼈는데, 국화향에 묻혀 사시는 덕인것같네요.
 앞으로 더욱 유명해 지시길...

이슬초님의 댓글

no_profile 이슬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끼고 소중한 꽃봉오리를 피울대 가장 행복하시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늘건강하시고 하시는일들 순조롭게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가림토님의 댓글

no_profile 가림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어느 누가 저 모습을 6학년이라 하겠습니까....
너무도 젊고 진지하고 천진한 모습.........

세상의 모든 위대한 일은 젊은이가 했다

맞는 말입니다..

할미꽃님의 댓글

no_profile 할미꽃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재경선생님, 기사 잘 읽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수 있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인것 같습니다.
지난 춘천번개 때 선생님 댁에서 가져온 들국화는 지금 한창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얼레지님의 댓글

얼레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왕ㅊㅋㅊㅋㅊㅋㅊㅋ ^^*
야사모의 자랑입니다... ^^

김남윤님의 댓글

no_profile 김남윤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근디 들국화에 묻혀 산다는 기사에 왜 들국화님이 왜 흥분을 하셨을까?
글구 이재경선생님, 바빠 죽겠는데 경향31쪽 보라고 명령하시는 이유는 한번 거하게 쏘시겠다는 의미로 접수하겠습니다.
암튼 감축드리옵나이다~

가이아님의 댓글

no_profile 가이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재경님이랑 들국화가 참 잘 어울려요. 아마도 이재경님께는 늘 은은한 향기가 날 것 같아요. 위에 연세가 나와 있는데, 훨씬 젊어보이셔요. 아마도 들국화사랑에 세월이 10년쯤 더디게 가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들국화이야기라고, 들국화님이 재빠르게 올리셨네요... 들국화님, 늘 수고 많으십니다. 예쁜 들국화님 만나뵈어서 기분 좋은 일요일이었지요^^ 들국화님은 가을에 가장 아름다우실 듯............

홑잎쑥부쟁이님의 댓글

홑잎쑥부쟁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국야 선생님 떠올리면 저 모습 웃으시는 저 모습이 떠오릅니다.
국야사모님 표정도 온화하신 모습이신데요.

꽃마리*님의 댓글

no_profile 꽃마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재경님을 처음 뵈었을때에 그 조용한 인품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구미연수원에서 금오산 아래까지 짧은 이동 시간동안 곁에서 잠시
뵈었지만 그 온화한 성품은 국화 향기 같았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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