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자유게시판

그섬에 들다 ..두번째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댓글 22건 조회 1,431회 작성일 03-11-13 17:12

본문

이제는 끝이 났지만 한때 드라마  茶母의 인기는 대단한 것이었다.
난 일요일밤 10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했으며(월요일 밤 10시부터 하므로..)
월요일은 아예 초저녁부터 채널을 고정 하면서  신경을 집중 시켰다.
보기 드물게 장쾌한 액션과 유려한 화면..가슴을 치는 대사...(아프냐. 나도 아프다..아프지 마라등등.)


맨날 맨날 그 가슴 저리는 대사에 반해  폐인이 되어 갈 즈음
이제는 그만 두셧지만  야사모 운영진으로 대단한 활약을 하셨던 홍 아무개님이 제주에 여행을 가셔서 무언가 선물을 보내 주셨다.
꾸러미를 펼치니  ..

가로 세로  15센치 정도가 되는 크기에  화가 이중섭의 그림이  박힌  뻣뻣한 천 한장.

이기 머꼬?


그래서 그분께 쪽지를  썼다...

아무개님요..이기 먼 손수건이 이리도 뻣뻣하요...
많이 빨아서 써야지 안그람 뻣뻣해서 어데 쓰겄소?  


하였더니 그분  답장 왈...

"하핳...그것은 손수건도 아니고  다모도 아니라오...바로 茶布라는 것이오.."




이궁..이런 망신을.....



그런 사연도 있고하여 이번 제주방문에선 기필코 화가 이중섭 기념관을  찾아 가고 싶었으나
단체 일정상  그러질 못했다.
김포에서부터 약속 시간을  놓쳐 한시간이나 늦게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하여 보니
제주 역시 비오고 흐림.
근처에서 기다리던 young님과 차샘을 만나  일행이 기다리는 장소에 도착하니
어느새  점심시간. 울아들 비행기 기다리며  김포에서 우동 한그릇과 치즈케익 한조각 다 먹고도 서울 누나들을 만나자 마자  차문을 붙잡고  
내놓은 첫마디.


."나,배 고픈 남자.."

와하하...
누나들 뒤집어 지고...



강바람님이  안내해 주신 으름난초와 양하를 찍고  제주에서 유명하다는  닭고기 가슴살 샤브샤브를  먹었다. (소스가 아주 특이 하더이다) 그후  합류한 야책님과  같이   그곳에 올랐다.
오름....
제주의 삼백예순날보다 딱  세개 더 많은 368개의 오름.
그중에서도 지관이 꼽은 제주 최고의 명당 이라는 용눈이 오름(龍目)에  올랐다.

안개와 바람이  억새를  뒤흔들고 찔레가시나무마다 붉은 열매로  유혹하며  
우리를 흔들어도 나는 신들린 듯 오름에 올랏다.
꽃향유와 애기물매화가 발에 밟힐거 같이 많은.. 그 바람의 언덕을  올랐다.
  물론 사진도 찍고 수다도 떨며 바람 무섭다고  멀어지는 들꽃사랑님을 매정하게 떼어놓고
이번 아니면 또 언제 오르리 하며 휘적휘적 올랏다.
아..그랫더니 날 맞은건 그 오름의 역사...
오름과 오름이 서로를 바라보며 그 가득한 휴화산의 정염을 삭이고  조용히 누운곳...


바람이 내 귓가를 뜾어 먹을듯이 덤벼도  두렵지 않은게
모자도 없이 두 귀 다 내놓은 차샘과 초이스님.야책님 강바람이 있잖은가...ㅋㅋㅋ
나는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내려오기도 하고 물매화도 밟고 향유도 밟앗다...
그리고 또
내려오는길에  숱하게 즐비한 오름 초입의 무덤에 대해  물엇다.
"예전에 책에서 읽을땐 짐승들의 위해를 막기 위해 경계석을 쌓았다는데 요즘도 그런가요?"

야책님이 언제나 그렇듯 진중하게 서두름없이  대답을 한다...


예전엔 그랬을지 몰라도요,,
요즘엔 저 경계석 쌓는게 부의 표시가 되었습니다.
얼마나 높이 균형 있게 쌓았는가가 부의 척도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그리고 이 오름이 용이 누운 자리라 하여  제주 최고의 명당으로 불리는데
여기에 묘지 쓰려면 돈이 많아야 합니다.
묘지석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 용눈이 오름에 대한  설명과  묘지가 위치한 방향까지 나와 있어 제주 사람들은 오름에서 길을 잃으면  묘지석을 먼저 살펴봅니다.

아하.......그렇구나...나는 새로운 눈으로  묘지를 둘러본다...
죽은자는 말이 없지만 나역시 죽은 아비의 무덤에 하얀국화를 가져다 놓으며 말하지 않았던가..
아버지...저 왔어요...포도주빛 붉은 국화를 좋아 하시지만  산소엔 하얀 국화를 가져 오는 거래요.
청개구리 같은 딸년이지만  그런말은  참  잘 듣쥬? 아.버.지..






다음에  다시  쓸께요...ㅎㅎㅎ

댓글목록

가림토님의 댓글

no_profile 가림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야사모 억척 지존
제주도 가서 쉬고 오랬더니..
거 가서도 억척떠셨어염?

구콰누임 필력이야..
자주 눈에 안띄어서 그렇지..
공인받은 것이졈..^^

가을마당님의 댓글

no_profile 가을마당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야사모에 가입해놓고도 몇개월 들어와보지못해 다녀가신줄도 몰랐습니다.
용눈이오름에 가본지도 꽤 오래되었는데 멀리계신 들국화님께 소식듣네요..고맙습니다.

송명숙님의 댓글

no_profile 송명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들국화님 미소와 글이 참 어울린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를 내던지는 적극성이 보이는,
그래서 마른 체구가 더 예뻐 보이는 들국화.
부럽구만요. 그 섬에 들어 계시는 그 때가 .

커리어우먼님의 댓글

커리어우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국화님도 등단하셔야겠다.
그냥 내버려둘 필력이 아닌 듯...

들꽃사랑님의 댓글

들꽃사랑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돌로 둘레를 쌓은 제주도에 묘가 참 인상적이였지요
물매화,,,꽃향유 가 지천으로 피어있엇고
묘지위에도 물매화와 꽃향유가 에쁘게 피어있엇으니 그묘지에 주인공 돌아가신분은 분명 복받은분 이라는 생각이...바람이 너무 불어 숨이 멎을것 같아 오름에 못올라간것이 한이되는 구만요

김금주님의 댓글

no_profile 김금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국화님, 좋은 시간 보낸듯 하여 좋습니다.

제주도에는 여러번 가봤지만 오름에는 별 관심을 안 가지고 있었네요.
다음에는 꼭 올라봐야겠습니다.

재미있게 잘 보았어요.^&^

young님의 댓글

young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윗글과 댓글들이 온통 금싸라기 같군요...벌써 세번째 읽어봅니다.

미운오리님의 댓글

미운오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제가 가본 경험으로는 이중섭님의 그림을 상시 전시하는것은 아니더군요.
따로 전시하는 기간이 있던걸로 압니다. 다행이도 제가 갔던 겨울과 여름 두번 모두 전시기간중이었지요.
제주..갈때마다 느낌이 다르게 다가 옵니다.  한번 바람을 맞고올때마다 이곳에서의 적응
력이 떨어지는건 왜인지...

오르미님의 댓글

no_profile 오르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름속에  작은오름들...
어머니가 자식을 품에 않은 듯한 모습들을 하고 있습니다.
용눈이 오름의 산소가 모여있는 자리는 용목자리로 용의 눈에 해당되는 곳이지요.
용눈이 오름은 제주를 가장많이 닮은 오름중의 하나입니다.
제주의 초가처럼 선이 참으로 아름다운 오름이지요.

바람님의 댓글

no_profile 바람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중섭기념관에 가보니....
이중섭님 그림은 안보더이다
확대한 소그림 하나만.....
다른님들 전시 작품만 휘~ 둘러보고 나오는데 기대가 컷던 만큼 실망도 크더군요
가시려면 기대를 찌금만 하고 가시이소~~!!

청나래님의 댓글

no_profile 청나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으흠~ 제주에 가서  묘지 경계석에 시선을 맞추고 오다니.....
오름의 아랫녘에, 억세게도 억새가 많은,
그 속에 검은 현무암으로 반듯하게 만들어 놓은 사각의 경계석
제주에 가서 호텔이나 잘 꾸며놓은 관광지만을 돌아다니다 온다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꽃을 사랑할 자격이 있어서인가 그 봉긋한 오름에 올라 제주의 진면목을
보고 오신게다 !^^


발 막님의 댓글

no_profile 발 막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읽었습니다.
최근에 여기 가입했는데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들러고 있습니다.
좋은 글들도 하나같이 가슴에 와 닿군요.
 회원님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달님의 댓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국화님 글도 참 귀엽게 잘 쓰시네...사랑님은 그 덩치에 바람한테 지다니.....
언젠가 사랑님 대신으로 바람과 맞서고 싶어지네요. 용눈이 오름..

야책님의 댓글

no_profile 야책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개의 묘비에는 반드시 그 무더미 앉은 장소의 지역명과 방향이 적혀 있다.
卯는 동쪽, 酉는 서쪽, 午는 남쪽, 子는 북, 巽은 남동, 坤은 남서, 艮은 북동, 乾은 북서
방향임을 말한다고 합니다.

박정선님의 댓글

박정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그건 고정관념이지 싶어요 ..
꼭 흰색이 아니어도 괜찮다는거죠 .. 평소 좋아하시던 것이 젤 좋은거 아닐까요 ?
제 아는스님한분이 말씀하시길 혼령은 화려한걸 좋아한다고 말씀하셨거든요  ..

 Total 112건 2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제목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86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62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313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95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360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357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43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334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363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98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359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351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580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74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546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317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4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432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338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