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읽은 가장 감명 깊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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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들국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댓글 4건 조회 1,834회 작성일 02-07-03 12:40본문
엄마의 런닝구
작은 누나가 엄마보고
엄마 런닝구 다 떨어졌다.
한 개 사라 한다.
엄마는 옷 입으마 안 보인다고
떨어졌는 걸 그대로 입는다.
런닝구 구멍이 콩만하게
뚫어져 있는 줄 알았는데
대지비만하게 뚫어져 있다.
아버지는 그걸 보고
런닝구를 쭉쭉 쨌다.
엄마는
와 이카노.
너무 째마 걸레도 못 한다 한다.
엄마는 새 걸로 갈아 입고
째진 런닝구를 보시더니
두번 더 입을 수 있을 낀데 한다.
경북 경산 부림 초등학교6학년. 배 한권. 1987.5.
* 이 시를 읽고 눈물 한방울 같은게 떨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우리들이 말하지 못하는걸 ...차마 남루하여 들추지 못하는걸
눈물을 이슬로 다듬어 이렇게 시를 쓰나 봅니다.
참, 이글에 나오는 사투린 우리 오라바니께서 잘 아실텐디......
런닝구; 속옷/ 입으마; 입으면/ 대지비;대접.
댓글목록
너른벌판님의 댓글
너른벌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울 엄마들은 그렇게 사셨지요.무조건 새양말은 자식들 신기시고 신다신다 다헤어빠져 버릴라치면 꼼꼼히 기워 당신 신으시고....이젠 저도 자식 키우는 엄마 이다 보니 떨어진 양말 기워 신습니다. 예전 울 엄마가 그랬듯이....사투리가 넘 정겹습니다..
홍은화님의 댓글
홍은화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저두 아이들 내복이나 양말떨어지거는 기워입힙니다. 그래도 우리 엄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 "엄마"라는 단어는 푸근함도 있지만, 왜이리도 서글픔이 많은지요...
초이스님의 댓글
초이스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글 쓴이는 지금 쯤 청년이 되었겠군요. 해어진 옷을 기워입는 어머니들이 지금도 계시지요? 요즘 보면 어머니 세대와 그 딸들의 세대는 왜 그리 차이가 많이 나는지...
가림님의 댓글
가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가슴이 뭉클합니다 "이웃집 순이,우리 엄마보고 할매라고 불렀따 잠이 안온다 내일 아침 먹고 따지러 가야겠따" 갑자기 이 노랫말이 떠 오르네여~~가뜩이나 나이들어 보이는 엄마도 속상한데 할매라고 했으니... 대지비가 대접이었군여~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