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시 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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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지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487회 작성일 02-07-04 03:03본문
풀물
안도현
봄비 한두 차례 마당 두드리고 가면
두런두런 풀이 돋는데
가만 놔두면 겁도 없이 자랄 것들
빗소리 마르기 전에 서둘러 뽑아내기로 마음먹고
호미를 들었다
냉이 뽑아내고 나면 씀바귀 돋고
씀바귀 뽑아내고 나면 질경이 돋는 마당 한쪽에
쪼그려 앉아 풀을 뽑다가 보면
저만큼 저 앞에서 또 개망초 돋고
내가 잠깐 돌아앉은 사이에도
또 토끼풀 돋는다
햐,
여기저기 이놈들은 대체 무슨 일로
이렇게 바쁘게 머리를 내미는 것일까
생각하면서
호미 끝으로 자꾸 콕콕 쪼아대는데,
풀들도 서운한 게 있었겠지 아마
뽑힌 풀들이 시들어 누운 뒤에도
내 손톱 끝에 든 풀물이 빠지지 않았다
옆으로 나자빠지기 전에
손을 어떻게든 잡고 매달려 보려 했던 것이다
눈감고 시인의 풍경을 그려보니
야사모 회원의 모두의 모습 같이 그려집니다
냉이 뽑고 나면 씀바귀 돋고
개망초 돋고,토끼풀 돋고
그런 언어들이 신선한 느낌으로 와 닿습니다
자연은 신비로울 뿐 입니다
작고 하찮게 보여질지라도...
댓글목록
찬비님의 댓글
찬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은 글...잘 읽었습니다.....^^
들국화님의 댓글
들국화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봄날 밖에 나가 서 있는 우리 회원님들 모습이군요. ^.^
권순남님의 댓글
권순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야사모 회원들에 모습과도 같다는 말씀 ...동감입니다..^*^
무지개님의 댓글
무지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도란 도란 얘기 하듯이 풀어 내려간 시인의 재치가 돋보입니다.우리 일상사에 흔히 보여지는 소재가 너무 정겹구요 확실히 시인은 언어의 마법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