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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기타

눈 오는 날

작성일 04-01-24 12:31 | 322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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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는날 스케치한 사진입니다.

댓글목록 10

  억새  - 이수익 -


너희들은 누가
거기 세웠니?

누가 너희들을
사람들이 지날 적마다 손 흔들라고
시켰니?

쓸쓸한 초겨울 여행길
외진 산등성이에서 만난
억새들,

몸부림치며 눕고
몸부림치며 일어서서
내게 인사했지만

아, 나는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그 절절한 몸짓의 언어를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버스가 한참 지나고 나서야
나는 그것이 온통
눈물이었음을 알았다.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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