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작성일 02-11-2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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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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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벼르고 별러서 아침 6시반에 기상하여
시루봉을 올랐다.
아직도 땅은 얼어 있지는 않았지만, 보이는 건 메마른 풀잎과
다 말라 비틀어진 잡초 꼬투리 뿐, 간혹 색깔이 있는 거라곤
노란건 도깨비바늘, 하얀 건 방가지풀꼬투리, 다 시든 쪽빛 향유뿐이었다.
그러나 등산로 초입부터 푸른 색을 가지고 있는 게 있었다.
작설을 누가 부러 길가에 심어 놓았다.
그러나, 그나마 잎마저 다 시들고 서쪽 경사면이라 너무 어두워
사진 찍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시루봉 정상 곰메바위에서 살을 에이는 듯한 칼바람을 맞고
진해 시가지를 내려다 보다가 동쪽 뒷길로 내려 오는데
그 흔한 국화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 서쪽 사면으로 하산하는데 신기하게 햋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차 꽃 하나가 눈에 뛰었다.
대포같은 200mm를 장착하고 쭈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으니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신기한 듯 호기심어린 눈초리를 보낸다.
이넘도 그나마 이젠 냉한 공기가 꽃잎에 상채기를 내기 시작한다.
올 가을도 이젠 다 지나가나보다.
댓글목록 42
옛날 시루봉에 친구 하나가 실연당해서 "풍산명월"한다고 올라간다는 기억이 나네요.
삼악산님 무슨 섭한 말씀을... 자주 와서 좋은 말씀 종종 들러 주시지요.
괜스레 지송합니다 좋은 밤 되시구요 .... 늘 들꽃 사랑하는 맘처럼 좋은 날들 되시기를..........
저는 소주는 요즘 별로고요, 전에 묵다 남겨 놓은 꼬냑이나 한잔 할랍니다. 삼악산님 땜시 괜히 술이 땡기네요.
으음... 갑자기 장내가 숙연...해지네요. 극히 짧은 글귀지만 삼악산님의 애절한 심정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언제나 그리움은 그리움처럼 접고 살고 꽃은 꽃으로만 보고 살고 싶습니다
물참대
그 꽃 이름이 말발도리라도 좋고 물차대라도 좋습니다 단지 그 이름을 불러줄 수 있다는 것이 제겐 행복일 뿌이죠
야...그렇군요...그렇군요....끄덕끄덕.... 삼악산님이 뵙고 싶어지는군요...
산에 취하건 꽃에 취하건 그건 그렇게 취한 겁니다
살며 부딛히고 우울했었지만 말없이 그 이름 불러주는대로 다가와주는 이름모를 그 흔한 들꽃에 더욱 잔잔한 애정을 느끼게 되였답니다 그것이 비롯 말로는 내게 아뭇소리 하지 않지만 그 모습으로 내게 다가올때 나는 스스럼 없이 다가가 카메라를 들이대며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무슨 감정을요?
아님 꽃사진보구 취하셨남 ??
혹 ? 지금 좋어하시는 산소주 드신건 ???
나이가 들면서 이런 감정이 다시 생겨날 줄은 몰랐죠..........
그냥 그렇게 흐른 세월의 뒤안길이지만 그것이 이만큼 소중했던 추억이고 기억일 줄을..........
어...그럼 아닌디....낸 옛날 내만 받는줄 알았는디...그거이가 아니었구만이라...
지금 이 나이에 좋아하는 산 소주만큼 그 옛날 지두 꽃으로 그녀의 맘을 훔쳤던 기억입니다
삼악산은 춘천에 있습디다
아~그렇군요^^ 삼악산님두 그 옛날에는 장미꽃다발 많이 들고 다니셨군요..^^
그 가녀린 흰 꽃의 이름이 바로 안개꽃이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장미꽃보담은 안개꽃을 더욱 기억할 수 있답니다
삼악산님..어디 사세유? 혹시 전에 지한테 장미꽃 받치던... 설마...ㅋㅋㅋㅋ
들국화님 그 말씀 안개꽃은 장미꽃을 위하여 있었습니다 그 옛날 늘 그녀에게 건네주던 장미꽃 다발에 이름 모를 힌꽃이 항상 같이 잇었는데 그게 바로 안개꽃이였던 걸........ 그땐 그 이름도 몰랐엇죠
읔 예리한 질문, 음 말이 막히네요. 횡설수설...음냐음냐
왜? 째려 본다구 생각하실까 ? 지는 기대를 잔뜩 하였구먼유^^ 치고 넘겨 받는기 넘~재밌어유^^
오늘 울 뜬구름님 명언을 하셨구먼유.^^우리가 그 꽃을 꽃이라고 불러 줄때에만 의미가 있는건.....~~~~와~~뜬님 ! 언제 시 한편...^^
그럼 뜬구름도 국화를 빛내기 위한 조연으로 살랍니다. 에구 온시님이 쬐려 보는게 보인다.
안개꽃이 아름다운건 장미꽃을 빛나게 하기 때문이라더군요...
에구 삼악산님 때문에 농담도 몬하건네. 그래도 뜬구름은 언제나 배경으로 만족하고 살랍니더.
국화는 뜬구름님이 배경으로 같이하면 더욱 어울리는 세상이죠^^ 삼악산님 !! 재치박사 이십니다요 ^^
그래요 그 들꽃들도 이름이 있고 생명이 있는데 흔하다고 그 고귀한 이름이 어디루 가나요. 국화는 국화 뜬구름이 그 배경으로 같이하면 더욱 어울리는 세상이 아닌가요 일곱가지 무지개가 아름답듯이............ 그렇게 제자리 제 이름 지키며 사는 게 바로 우리들 인생이 아닌가요
깨갱....꼬리내림닷.....
우리가 그 꽃을 꽃이라고 불러 줄때에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랍니다. 우리가 불러주지 않아도 언제나 어디선가 야생화가 피어 있듯이 말입니다. 그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우리의 존재 역시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오잉? 그렇게 깊은뜻이 있었나요? 하나하나 잡고 물어보는기 쉬운일이 아닐꺼인디.... 돌과 대화는 초문동님이 가능하시죠,아마?
에구 울 구콰님허구 ! 뜬님허고 ! 또 시작이시넹 ㅋㅋㅋ
날씨도 찬데 꽃의대한 열성이 대단하십네다. 기분도 괜찮았겠어요..~
모르는 소리, 그 자갈 하나하나에도 말 못할 무수한 사연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하는 소리지요. 그 돌멩이 아무나 하나 붙들고 사연을 물어 보세요, 하나같이 구구절절한 사연이 숨겨져 있답니다. 스쳐지나가는 무수한 군중들, 그 둘 또한 한사람한사람이 다 소중한 하나의 우주를 갖고 있듯이 말이지요.
발길에 무수히 걸리는 자갈돌이 무슨 의미가 잇나요?
그러구 보니 수술이 참 많네요, 왜 그럴까요, 연구 대상이네요. 들국화란기 원래 발에 채일 정도로 흔한 거 아닌가요? 흔하다고 해서 왜 안 좋죠?
다 좋다 이거여유...그런데 머시라요? 그흔한 국화? 참말로..가을빼고 언제 또 국화를 본다는건지...
어쩌면 올해의 마지막 차꽃이?될지도 모르겠군요 수술이 아주 독특하네요 고생이 너무 많으셨겠습니다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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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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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