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굴레
작성일 08-04-22 13:04
조회 443
댓글 1
본문
그늘이 깊어 각시둥굴레꽃은
흰방울로 달리는 꽃 끝에
맑은 녹색을 머금고 있다.
아내는 장미가시 하나 갖고 있지 않으면서
내게만 큰소리 친다. 단칸 셋방도 하나
전세로 마련 못한 내게 스물 여섯에 시집와
단칸이라 언제나 꼭 붙어자서 좋다며
풀꽃 냄새가 늘 나던 아내,
우리반 고등학교 1학년 아이 몇 놈이
"선생님, 어제 그 애 누군데요?
선생님 조카면 소개시켜 줘요."
해서 폭소를 자아내게 했던
각시둥굴레꽃 아내.
제 어미 닮아 여리고 가냘픈 몸으로
일곱 살에 초등학교에 들어가
늘 안스런 작은놈이
큰 길 건너 제 친구 집에 갈 때면
늘 앞베란다에 붙어 있다.
제 친구 집에 들어설 때까지.
그리고 작은놈이 집에 올 때에도
서너 번은 베란다에 섰다가
작은놈 오는 것 용케도 발견하곤 한다.
큰놈 학교 마치고 오는 시간도 잘 알아서
뒷베란다로 본다.
두 놈 앞에서 꾸중은 많지만
나보다 더 자주 마음 아프다.
언제자 화장끼 없는 맨 얼굴의 아내는
머리도 내 손에 맡기고
새옷 모르면서 아이들 옷, 내 옷은
챙기는 아내는 장미가시 하나 없는
각시둥굴레꽃으로 피어나
꽃잎 꽃판으로도 녹색의 광합성을
해서 살림을 한다.
(졸시 "각시둥굴레꽃" 전문 - 원시는 산문시)
흰방울로 달리는 꽃 끝에
맑은 녹색을 머금고 있다.
아내는 장미가시 하나 갖고 있지 않으면서
내게만 큰소리 친다. 단칸 셋방도 하나
전세로 마련 못한 내게 스물 여섯에 시집와
단칸이라 언제나 꼭 붙어자서 좋다며
풀꽃 냄새가 늘 나던 아내,
우리반 고등학교 1학년 아이 몇 놈이
"선생님, 어제 그 애 누군데요?
선생님 조카면 소개시켜 줘요."
해서 폭소를 자아내게 했던
각시둥굴레꽃 아내.
제 어미 닮아 여리고 가냘픈 몸으로
일곱 살에 초등학교에 들어가
늘 안스런 작은놈이
큰 길 건너 제 친구 집에 갈 때면
늘 앞베란다에 붙어 있다.
제 친구 집에 들어설 때까지.
그리고 작은놈이 집에 올 때에도
서너 번은 베란다에 섰다가
작은놈 오는 것 용케도 발견하곤 한다.
큰놈 학교 마치고 오는 시간도 잘 알아서
뒷베란다로 본다.
두 놈 앞에서 꾸중은 많지만
나보다 더 자주 마음 아프다.
언제자 화장끼 없는 맨 얼굴의 아내는
머리도 내 손에 맡기고
새옷 모르면서 아이들 옷, 내 옷은
챙기는 아내는 장미가시 하나 없는
각시둥굴레꽃으로 피어나
꽃잎 꽃판으로도 녹색의 광합성을
해서 살림을 한다.
(졸시 "각시둥굴레꽃" 전문 - 원시는 산문시)
댓글목록 1
각시둥글레의 수수한 아름다움이 물씬 묻어나는 작품 즐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