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은 내내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하겠습니다

대기의 부드러운 봄바람과 하늘로 올라가는 아지랑이는 보이질 않았고

추운 바람과 황사와 폭설로 얼룩진 3월 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남도의 매화꽃과 노란 산수유 꽃 소식에도 사람들이 그렇게

심드렁한 표정들을 내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3월은 왜 그랬을까

반만년 역사를 통해 한 번도 상생하는 정치를 가져보지 못한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실망한 백성들이 희망이 산산이 흩어져 3월의 날씨를 노여움으로

바꾸어 버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아 살신성인 하는 정치 리더십을 보고 싶다

제발 감투를 쓴 지도자들의 정직과 성실을 느껴보고 싶다

좌파니 우파니 하는 권력싸움을 보고 싶지 않다

오직 이 암울하고 고통스러운 시대 속에서도 누군가가 한 발짝 앞서가는

통쾌한 사상을 펴 누구나 공감하고 참고 인내하여 행복의 문에 도달할 수 있는 비전(VISION)을

펼쳐줄 지도층이 이리도 없단 말인가

아 민족이여 내 너를 위해 통곡하노라

오늘 3월31일 마지막 날

슬픔 같은 비가 하루 종일 내렸습니다

이제 곧 3월을 보내고 4월에는 목련꽃아래 희망에 찬 봄노래를 부르려 했던

우리 앞에 터져버린 천안호 폭발의 참상은 무엇이란 말인가

무엇이 남과 북을 이리도 잔인한 업보를 되풀이 시키는 것일까

괴로운 생각과 생각이 꼬리를 문다

남과 북이 갈라지지만 않았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이 비극

일제 36년만 없었어도 남과 북이 갈라지지 않았을 것을

남과 북이 갈라지지만 않았아도 6.25와 같은 전쟁도 없었을 것을

일본은 이제 아예 초등학교 역사책에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한다

올바른 양심이라면 진정으로 그럴 수가 없는 것이거늘....

악한 자 들은 더 번영하고 학대 받은 자들의 울부짖음이 더 커지는 이

역사를 어떻게 되돌릴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해내야 한다

무엇을?

큰 자가용이나 큰 아파트나 큰 땅이나 큰 출세가 아니다

(웬지 내가 부끄럽습니다)

누구나 양심을 가지고 일하고 양심을 가지고 타인을 배려하며 모든 생명에 대한

연민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 밤 아직도 이 민족의 슬픔같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