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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꽃마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227회 작성일 07-07-04 16:19

본문

온 집안에 풍란의 향기가 가득이다.
지인이 선물해 준 풍란이다.
동호회에서 지인이 퀴즈를 냈다.
어느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답을 맞히라는 것이었다.
 
정답을 먼저 맞춘 사람에게 선물로 풍란을 내걸었다.
선물인 풍란에 마음이 동하는 것이 아니라
퀴즈에 마음에 동했다.
평소에도
신문 귀퉁이의 퍼즐 낱말 맞추기에 열심이고
퀴즈 프로그램에 출전자 먼저 낼름 답 맞히기가 취미인지라
몇 몇 퀴즈 프로그램에는 직접 참가해보기도 했던 터라
당장 답을 달았다.
정답을 확신했기에
선물은 분명히 사양한다는 전제를 붙여서.
그런데 문제를 낸 사람의 고집도 보통이 아니어서
결국 정답을 맞힌 대가로
풍란을 줘야한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내게 온 풍란이다.
사실 이 풍란보다 일 년 앞서서 석곡이 내게 왔다.
석곡이 내게 온 이유도 앞서 퀴즈 문제를 푼 것과 비슷하게
어떤 내기를 걸었는데
단순히 그 내기에 이기고 싶은 마음에
들컥 답을 한 것이
-그 때도 물론 석곡을 양보한다는 말을 했었다-
석곡이 우리집에 밀고 들어온 내력이다.
 
꽃을 좋아하지만
키우는 것은 정말 안 했다.
길들여진다는 것이 끔찍히 싫었다.
 
그런데 몇 번 거부에도 불구하고
석곡과 풍란이 내게 왔다.
그것을 보내 준 아우뻘 되는 그녀는
슬쩍 스쳐지나가면서 한 번 만났을 뿐인데
혈육같은 정을 내게 주곤 했다.
내가 아파서 병원을 들락거리는 동안
그녀가 내게 보내준 관심은 정말
나를 감동시켰다.
그랬던 그녀인지라...
그녀가 보내 준 꽃을 차마 외면할 수는 없었다.
아침 저녁으로 들여다보고
진딧물을 손으로 잡아주고..
분갈이를 해 주면서 정이 들었다.
보답하듯 꽃이 피었을 때는
길들여진다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도 되었다.
 
풍란이 한창이다.
그토록 거부했음에도
내게로 와서 꽃을 피운 풍란과의 인연을
새롭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댓글목록

초이스님의 댓글

no_profile 초이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보기 좋습니다.  꽃도 내용도...
보낸이를 대충은 알지만 그 정성도 정성이거니와 받은 것을 제대로 간수 하는 것도 보통 정성이 아닙니다.
영원하도록...

Young Flower님의 댓글

no_profile Young Flow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잎 끝이 하나도 타지 않고 싱싱한 것으로 봐서
꽃마리님께서 엄청 신경 쓰셔서 기르신 것이로군요.
상상만 해도 향기롭습니다.

가야금님의 댓글

가야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나 너무나 감동적인 이야기와 향기 그윽한 풍란!
우리 야사모의 이런 모습 때문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니까요

푸른솔님의 댓글

no_profile 푸른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큰 것을 먼저 담지 않고 사소한 것만 따지면,
나중에 큰 것을 마음에 담을 수 없다고 했지요.

인연......우리 맘 속에 먼저 채워야할 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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