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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리십시오, 수련(睡蓮)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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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너나들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105회 작성일 12-12-1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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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기다리십시오, 수련(睡蓮)처럼 >

- 너나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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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아침, 대공원의 작은 연못에는 수련들이 꽃망울을 일제히 하늘을 향해 머리를 들고 있었다. 이 아침에 수련들은 한 송이도 피지 않은 채 고고하게 고개를 바짝 쳐들고 있다.

 

지금쯤이면 작은 장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미 져버렸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집 베란다 작은 자배기 안에는 작년에 얻어다 심은 수련이 자잘한 잎들을 물 위에 펼치기 시작을 한다. 재작년에 심은 수련은 실패를 하고, 모진 겨울을 견딘 수련은 잎들을 자배기에 뒤덮는다. 지난해에 청초하게 꽃 피운 물옥잠처럼 꽃을 피울지 의문이다.

 

나는 수련이 수련(水蓮)’인줄 알았는데 낮잠을 즐긴다는 수련(睡蓮)’이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수련은 오후 2시경 꽃잎을 활짝 열었다가 오후 6시에 다시 꽃잎을 닫아 잠을 자기 시작한다. 물론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것은 아니지만 옛날 사람들이 볼 때는 저녁때쯤 잠을 자기 위해 문단속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해질 무렵이 아니더라도 비가 오면 꽃잎을 닫는다.’ 고 해서 수련(睡蓮)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더러운 진흙 속에서 청초하고 아름다운 기품이 있는 꽃을 피우는 연꽃은 은은한 삶의 향기에 곧잘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는 수련꽃을 보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한다. 때와 장소를 기다리다 보면 장관의 꽃을 피울 것이다. 더러운 진흙 속에서 맑고 깨끗한 꽃을 피우는 연꽃을 보면,

 

숫타니파타의 성인(聖人)에 나오는 경구(驚句)가 떠오른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남에게 이끌리지 않는 남을 이끄는 사람,

 

어진 이들은 그를 성인(聖人)으로 안다."

 

수련은 우리에게 기다릴 줄 아는 지혜와 삶을 정화 시켜주는 도리를 깨우쳐주기도 한다. 우리 집

 

자배기의 수련이 꽃망울을 올린다면 환희의 기쁨이 함께 할 것이다.

 

삶이라는 자체가 은근히 기다려지는 것들의 연속이 아닌가 한다. 작은 기다림이나 큰 기다림이건

 

간에. 기다림이 바로 희망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소박하게 기다리고 있는가 하면 로또 대박의

 

기다림 속에 1주일을 기다리는 마음들을 헤아려 본다. 실직자들은 취업을 기다리고 환자들은 치유

 

되길 기다린다.

 

아마 기다림 자체가 없다면 어려운 이 세상을 헤쳐나 가기가 더욱 힘이 들 것이다.

 

 

 

기다리십시오, 수련(睡蓮)처럼!”

댓글목록

지강님의 댓글

지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다가올 봄날의 화원을 고개 쭈욱~ 빼고 기다리고 있지요.
멋진날의 도래를 기대해 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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