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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사모 조선일보 기사>억새밭 사이 야생화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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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설용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3건 조회 3,186회 작성일 13-10-2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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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 사이 야생화 천국

  • 전광주·야사모 회원(닉네임 우구리)

1.jpg

말간 청남색 하늘에 구름이 간간이 게으른 듯 지나갔다.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야사모
(www.wildplant.kr)'의 올 하반기 정기모임이 열린 19~20일 경남 산청군 황매산(黃梅山·1108m)은 억새
와 구절초 등 가을꽃들로 질펀했다.

황매산 자락에 자리한 영화주제공원 옆 주차장에 모인 회원들은 자생식물 보호 주의사항을 듣고 
산행에 나섰다. 이어진 임도(林道)는 등산로이자 꽃길이었다.

황매산은 봄에는 철쭉이 유명하지만, 가을에는 억새와 함께 여러 종류의 들국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소문나 있다. 사방으로 고속도로가 지나 교통이 편리한 데다 
경치가 좋아 한 번 방문한 사람은 다음에 다시 찾는다고 한다. 
탐방단원들은 임도를 중심으로 황매산 정상과 배틀봉 사이 황매평전, 황매산제단을 오가며 야생화를 찾았다. 
임도 양편엔 하얀 구절초, 노란 산국, 연보라색 쑥부쟁이 등이 산등성이를 흠뻑 덮은 듯 피어 있었다. 
야생화 꽃밭 뒤로 멀리 높은 구름 뒤에 숨은 지리산 천왕봉이 보였다.

능선에서 합천군 가회면 쪽 가는 길에서 용담과 쓴풀이 발견됐다. 억새밭에서 귀티 나는 용담을 발견하자 
서로들 '얼짱거리'(가장 예쁜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리)를 찾아 날렵하게 몸을 던졌다. 
"요것 봐, 워메 이쁜거…." 이런 탄성에 용담이 거만해진 듯했다. 
집에서는 청소기 한 번 잡지 않는 사람들이 꽃잎에 묻은 지푸라기 같은 것을 떼어내느라 난리다.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것이 예뻐 보인다던가. 
이 소동이 끝날 때쯤 다른 쪽에서 '겹쓴풀'을 발견했다는 소리에 회원들은 또다시 내달린다. 
평소에 보기 힘든 귀한 꽃이기 때문이다.

황매평전 주차장 부근에선 물매화도 보았다. 누군가 "여기에 물매화 모델 예쁜 거 있습니다"라고 하니 
주변 회원들이 순식간에 모여 몸을 엎드렸다. 야생화를 찍기 위해서는 우선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 
'낮추어야 보인다.' 별것 아닌 듯한 조용한 진리를 야생화가 가르쳐 주는 것 같다. 
가을에 땅에 엎드리면 엄마 냄새처럼 약간 비리고 달콤한 듯한 냄새가 난다. 
이 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능선에 드넓은 억새밭이 보였다. '지금까지의 풍경은 이 억새를 보기 위한 예고편이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아늑한 솜이불 같은 억새밭 사이로 사람들이 보였다 사라지곤 했다. 억새는 서걱이며 서로 정을 나누는 듯하다.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 있다면 이 능선에 서서 지나가는 바람과 얘기를 나눠 보라고 하고 싶다.

황매산은 정상에서 보면 경치가 활짝 핀 매화꽃잎을 닮았다고 해서 '황매'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황매산에는 칡과 땅가시, 뱀 등 세 가지가 없다는 이야기도 내려온다. 
이곳에서 수도하던 무학대사를 보살피러 온 어머니가 산기슭을 걷다가 칡넝쿨에 넘어지고, 땅가시에 긁혀 상처가 나고, 
뱀에 놀란 사실을 안 무학대사가 산신령에게 백일기도를 드린 후 세 가지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능선을 샅샅이 살펴본 '꽃 사냥꾼'들이 하산을 시작했다. 
지나는 곳마다 도시락을 먹던 등산객들이 웃는 얼굴로 김밥 한 줄 내어주며 '좀 들고 가시라' 권한다. 
저 산밑 세상도 이렇게 정다웠으면 좋겠다. 우리는 주차장에서 둥그렇게 손을 잡고 다 같이 큰 소리로 "사람이 꽃이다"를 외쳤다. 
언제 또 이 그리움과 바람이 나를 여기로 데려와 줄까.

2.jpg

여행수첩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와 대전~통영고속도로를 이용해 단성 나들목에서 나온다. 

이어 신등면·가회면 방향으로 가면 황매산 가는 길에 들어설 수 있다. 생초나들목을 이용할 수도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합천 가는 버스를 탄다. 

합천읍에서 가회·덕만행 버스를 타고 가다 덕만 주차장에서 내리면 바로 등산을 할 수 있다.


황매산은 크게 산청군과 합천군에서 오르는 두 가지 코스가 있다. 

덕만 주차장~모산재 코스, 회양리~북동릉~정상 코스, 장박리~떡갈재~정상~모산재 코스 등이 대중적인 코스다. 

산청군 차황면 장박리를 출발해 황매산 정상에 오른 다음, 모산재를 지나 합천군 가회면 영암사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관통 코스는 산행거리 14㎞ 남짓, 6시간 정도 걸린다.



댓글목록

설용화님의 댓글

설용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본 출처 : http://travel.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0/23/2013102302537.html

우구리님이 쓰신 글이 조선일보 트래블 부산,경남 에 10월 24일 오늘자에 실린 내용을 퍼 왔습니다.

옮겨오는 과정에 일부 띄어 쓰기와 형태가 변했습니다.


우구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구리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우구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고료가 나온답니다...얼마일지는 모르지만(아주 작지만)그대로 야사모에 헌정 하도록 하겠습니다
야사모에 기인하는 일은 야사모 전체 회원의 것이라 생각 됩니다
그런데 언젠가는 만나면 컴컴한데서 해야 할일 중에 하나 남아 있는데여..
소리음쉬 킹 모님을 해치우는 일만 남았거든여...으흐흐흐..

킹스밸리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킹스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이구, ...

좋은 재능 발휘할 기회를 부여하였으니 감사의 표시를 얼마나 멋지게 하실려구, ... ㅋㅋ
하여튼 엄청 수고 많으셨습니다!!! ㅉㅉㅉ

jcpa님의 댓글

jcpa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좋은 글을  써주신  우구리님께 감사드립니다.  ^.^

가야금님의 댓글

가야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구리님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글에서 정겨움이 느껴져서 아주 좋아요.
마농님과 산맨님은 정말 소 한마리 잡아야지 이대로 그냥 지나갈 순 없을 것 같아요. 너무 멋지게 나왔어요.

영감님의 댓글

no_profile 영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즐거운 하루가 시작 되는군요!
모든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우굴님!산맨님! 마농님!송아지라도 빨리 잡아야....*^*

도랑가재님의 댓글

no_profile 도랑가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원고 쓰신다꼬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마음고생 얼마나 하셨는지 살이 쏘옥 빠져버렸지 싶네여 수고 하셨습니다.
설님께서 여기 두신걸 모르고 전 또  세상사는 이야기에다가 도배를 해버렸군요.

알리움님의 댓글

no_profile 알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와.........넘 멋지네요
글 쓰시느라 고생 많으신 우굴님......^^
소 한마리 잡으라는 말은 못하겠고
암튼 분위기 좋네요^^

마농님의 댓글

no_profile 마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구구~~~~황송하기 그지 없습니다.
산맨님따라 송아지라도 키우려면 오늘 조퇴하고 나가야 되겠어요.^^
우구리님의 감성이 듬뿍 묻어있는 정겨운 글에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식음을 전폐하고 고심하신 흔적이 역력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산방님의 댓글

no_profile 산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굴님 글솜씨야 뭐 "자타공인 글쟁이"인 것을.
읽는 순간 머리 속에 착착 담깁니다.
우굴님도 소를 한 마리 잡으셔야 합니다.

주인공 두 분 산맨님, 마농님 비쥬얼이 남과 다릅니다.
그러니까 바로 낙찰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이슬초님의 댓글

no_profile 이슬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우~~! 마농님과 산맨님이 모델채택이 되셨네요.
아름다워요.
실루엣으로 조~기 뒤에 빨강모자 내두 실어주셨네요.
우굴님 글솜씨 어딜가나 완벽하게 빛납니다.
일원으로 이케 영광스런 자리하게되어 정말 기쁘구요.
우굴님 수고 많으셨어요.

우면산님의 댓글

no_profile 우면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국적으로 나온 것 맞습니다. '주말매거진'이라고 일주일에 한번씩 나오는 섹션 5면 기사입니다.
좋은 글을  써주신  우구리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저 위 jcpa 이름으로 쓴 글이 제가 쓴 글입니다)

우구리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우구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 말씀을요..도와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신문기사는 일캐 쓰는 구나 하고 느낌 조메 받았심다...

흰구름님의 댓글

no_profile 흰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굴님 글이 너무 정겹게 다가오네요
축하드려요 그런의미로  소 잡으세요~^^
우굴님이  야사모의  보배라는건  모두 아는 사실이잖아요 
우면산님도 야사모의 보배라는 생각이~ㅎㅎ

토담님의 댓글

토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굴님은 좋으시겠다.
전 이런 영광, 근처에도 가보지도 못하고 하릴없이 미적미적 하산하는 길인데...ㅠ~
축하합니다.
 더 욕심부리자면 담엔 우굴님 특유의 퐝~사투리로 감칠맛나게 기고해도 대박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메이저일간지라 쬐매 어려울까나?

토담님의 댓글

토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맨님은 황매산신령님처럼 연륜에 걸맞으며 중후하게 한 틀 완성하셨고...
(주혜님이 이 사진을 보고 난 후의 근황이 궁금합니다...ㅋ)

마농님은 실물보다 훨~ 못나왔지만, 예쁘신 것은 여전하십니다.

우짜튼동 송아지 잘 키우시기 바랍니다...ㅎㅎ

아침 안개님의 댓글

no_profile 아침 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항상 좋은글로 야사모마당에 즐거움을 주시는 우룰님!!!
드디어 야사모에 경사났네 입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삼백초꽃님의 댓글

no_profile 삼백초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구리님 글 재미있게 읽었어요.함께 하지 못했어도 함께 한것같은  기분이 드네요.........
산맨님과 마농님 사진 너무 멋져요...
황매산 하고 너무 잘 어울리네요......

도톨님의 댓글

no_profile 도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궁금했었는데 이제사 봤네요!!!
역시 우리 우구리님이 최고예요!!!
산맨님과 마농님도 멋져부러요!!!

봉화산꽃님의 댓글

no_profile 봉화산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제가 신문은 봤어요..
그리고 이부분만 집에 모셔놨어요...(산맨님과 마농님의 모습)
근데 여기는 오늘 봤어요...
쫌 많이 게으르죠^^^^
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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