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야생화

투구꽃

작성일 08-09-30 01:56 | 438 | 16 |추천수: 0

본문

SP550UZ , F4.0, ISO-50, Auto WB, Auto Exposure, 1/640s, 0.00EV, Multi-segment, 9.42mm, Flash not fired, 600 x 800, 2008:09:27 17:03:04

SP550UZ , F5.6, ISO-50, Auto WB, Auto Exposure, 1/640s, 0.00EV, Multi-segment, 9.84mm, Flash not fired, 600 x 800, 2008:09:27 17:08:14

하나,
두우....ㄹ,
세에에....
어?!
에이....


"히야...! 저 꽃!"

"어디가 좋을까...?"

이리
저리
이것
저것
살피며 자릴 잡는다.
땅바닥에 털퍽!
그래도 모자란다.
몸을 조금 구부린다.
가장 힘든 자세다.
삼각대? 없다.
그냥 카메라를 들이댄다.
조준을 하며 숨을 고른다.
하지만 힘이 들다보니 숨이 가쁘다. 씩~! 씩~!

자, 이젠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되겠지?
그 순간
바람이 분다.
가볍게, 아주 가볍게
살~랑
흔들~
흔들~

다시 바람이 뜸해지길 기다리려니
제법 시간이 걸린다.
한참 동안...

바람이 차츰 수그러드는 것 같다.
다시 그 자세로 숨을 고른다.
"이때다!"
잽싸게 셔터를 누르려는 순간...
"아차!"
때맞춰 또...
"늦었다... 헤......"
바람이 분다.
살~랑
흔들~
흔들~

슬슬 약이 오르기 시작한다.
그래도 꾹! 꾹! 눌러 참는다.
그리곤
다시!
다시!
또 다시!
.
.
.
.

몇 번을 이랬을까?
"에이! 안 찍고 말지!"
이젠 아예 털고 일어선다.
그런데...
이번엔 바람이 꽤 한동안 잠잠한 것 같다.

"한번만 더 다시 얼른...?"
망설이다 다시 카메라를 들이댄다.
어럽쇼?
또 바람이...
살~랑
흔들~
흔들~

"으이그~~ 이젠 정말 안 찍을껴!"
몇 번을 이랬을까?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게
수 십번 삿대질을 했다가
통사정도 해보고......

바람과 함께 흔들리면서 간신히 모셔온





꽃 ^^


20080927

댓글목록 16

그래도 빛이 좋아 셔터 스피드가 충분히 확보된 상태로군요.
숲 속의 어두운 곳에서는 그렇게 살랑거리면 포기해야 되는데...
예쁘게 담으셨습니다.  ^^*)
그날은 통 말씀이 없으셔서...
 이렇게
 재미있고 어린아이같이 순수한 분인줄 몰랐습니다.
 
 저는 투구꽃이 이런 색감이 안잡혀서 거의 실패했는데.....
 하늘을 찌를듯한 당당함도 멋집니다.

 +1님의 밤맛 꿀맛이었습니다
글 재밌네요.
바람부는날 정말 피곤하죠..잘 담았다 싶어 집에와서보면 아쿠야~
속상할때가 많은데..
멋진모델 잘 잡아오셨네요..
시간과 기다림의 예술이랬던가? 그 순간을 잡을려고 얼마나 애를 태웁니까? 그 과정을 너무도 잘 표현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다니는 사람 모두가 꼭 느꼇을 심정 너무나 실감나게 해서 인용할려고 복사를 해보니 안되는군요.
좋은사진 찍으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추천하기

야생화 목록

Total 63,795
게시물 검색